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쏘아올린 '이명박‧박근혜 사면' 발언이 일단락됐지만 이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 핵심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반발이 특히 강했던 만큼 당 대표로서 당내 갈등을 어떻게 봉합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지난 4일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사면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거나 이 대표의 충정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를 마친 뒤 "오늘 사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의원들과 당원들이 어제 최고위 간담회 내용에 충분히 공감하고 진정성을 이해하리라 본다"고 전했다.


사면 반대 의견이 속출하며 다소 격앙됐던 지난 1~2일과는 달리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였다.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 긴급 간담회에서 사면 건의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한다는 수습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이 청와대 측과 사전 교감이 오갔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신중한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는 이 대표가 청와대와 사전 교감 없이 독자적으로 사면 언급을 했을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당내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14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최고위에서 사면 관련 발언을 자제하기로 뜻을 모은 것도 더는 관련한 당내 분열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당내 분위기 수습을 위해 반대가 심했던 의원들에게는 이 대표가 직접 연락하거나 핵심 측근을 통해 결단 배경과 상황 등을 공유하고 오해를 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 협치를 모색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지지자들에게 더 거센 비판을 받았던 과거 사례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없는 통합의 정치 등을 설명하며 이 대표의 '국민통합' 취지를 알리고 있는 것.


이 대표와 정치적 인연이 깊은 설훈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우리 당원들이 지금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다. 좀 쿨다운해서 이 상황을 냉정하게 보자"며 "어떤 방법으로 이 난국을 탈피할 것이냐 하는 점에서 이낙연 대표의 고심을 한편으로 이해해야 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어차피 집권세력이 풀고 가야 할 문제이고 사면 결정권자인 문 대통령의 부담을 이낙연 대표가 나눠지고 가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반대를 했던 의원들도 이해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당원들이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당내에서도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은 만큼 이 정국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이 대표의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