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한국 선박을 억류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미-이란 갈등 및 한-이란의 외교적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이란이 '해양 오염'을 이유로 한국 선박을 억류한 가운데 이란 측 의도에 의문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미국-이란 갈등 및 한국-이란의 외교적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 선박(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 1척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외교부는 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의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한 상태다.

이 선박에는 한국 국민 5명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인 등 총 20명의 선원이 탑승했다. 군은 인근에 있던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했다.

이란은 해양 오염을 이유로 선박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 조치는 이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선사 측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양 오염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지난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이후 미국은 대 이란 제재 복원에 나섰고 이에 한국의 대 이란 교역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에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한국 선박 억류가 한국 외교차관(최종건 1차관)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의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란은 한국 은행 내 계좌에서 이란산 석유 수출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불만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의 금융제재로 한국 은행들의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는 동결된 상태다. 이란 측은 여러 차례 한국으로의 원유 수출에 대해 원화 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마침 이란 정부가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까지 올리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곧바로 선박 억류가 이뤄진 점도 주목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주 IAEA에 이란 의회를 통과한 최근 법률에 따라 포르도 시설에서 최대 20% 수준까지 우라늄을 농축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란은 이란핵합의에서 규정한 한계치(3.67%)를 소폭 초과(4.5%) 하는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해 왔다. 이번 20%로 상향 조치는 이란핵협정을 파기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번 선박 억류가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1주기를 맞아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이란 내 고조된 반미 분위기를 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억류 관련 상세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국무부도 이날 이란 측에 한국 선박의 즉시 석방을 요구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이 유조선을 즉시 석방해달라는 대한민국의 요청에 동참한다"며 "이란이 대이란 제재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걸프만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국제 사회를 위협하려는 분명한 시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