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숨진 故 정인양의 양부가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일삼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양부는 입양기관 등과의 통화에서 "아이의 엄마 대신 자신과 이야기하라"며 "아이는 잘 먹고 건강하다"고 말해왔다. 사진은 정인양의 묘지가 마련된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추모객들이 놓은 정인양의 그림. /사진=뉴시스
학대로 생후 16개월만에 숨진 故 정인양의 양부가 정인양의 건강에 대해 태연히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받은 상담가정방문 관련 자료에 따르면 양부 A씨는 지난해 10월3일 홀트와의 통화에서 방송 출연 소식을 전했다.


A씨는 "함께 교류하며 지내는 입양가족 중 쇼호스트가 있어 방송에 출연했다. 아동의 입양 축하파티 장면이 짧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이는 이전보다 더 잘 먹고 건강하다"며 "명절을 맞아 함께 부모님댁을 방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화가 있고 불과 열흘 뒤인 10월13일 정인양은 사망했다. 정인양은 당시 대장, 췌장 등 장기가 손상되고 전신에 골절과 출혈이 나타난 상태였다.

입양 후 A씨는 입양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자신들이 육아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아동학대 의심을 받는 아내를 옹호해왔다.


지난해 5월26일 입양기관 상담원과의 통화에서 A씨는 "4월부터 육아기단축근로를 신청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 후 조기퇴근해 육아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정인이의 아토피가 걱정돼 오래 키우던 애완견을 다른 집으로 분양했다며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당황스럽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상담원에게 아동학대 신고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말하며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이전과 같은 일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동을 더욱 세심하게 잘 케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용 중인 첫째 자녀에 대한 유아기단축근로를 내년 상반기까지 마친 뒤 둘째(정인양)를 위한 육아기단축근로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담당자에게는 "현재 부인이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많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니 자신과 소통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중순 정인양의 쇄골에 금이 가 깁스를 했던 사실에 대해 A씨는 "아동이 등원할 무렵 큰 특이사항이 없었는데 하원 시 목 부분이 살짝 부어있는 걸 보고 부인에게 알려줬다"며 "아직 (부인이) 심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7월에는 정인이를 차량에 방치했다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입양기관 상담원이 지속적인 학대 의심 신고에 대해 이야기하자 "입양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너무 순수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입양을 공개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든다"고 불평을 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8일 아동학대 신고가 재접수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두달 만에 어린이집에 등원했는데 잘 먹지 않아 체중감량으로 학대신고가 접수된 것 같다"며 "(입양기관이) 아동을 잘 양육하는지 자꾸 확인하려고 하는 것 같다. 부인이 불편해한다"고 상담원에게 말했다.

현재 정인양의 입양모 B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