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첫 한미 정상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 동맹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로이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통화를 가졌다. 두 정상은 동맹 강화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하며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강민성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25분부터 57분까지 32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가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 측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한국과 같은 입장을 공유하며 한국과 같은 공통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호응했다.

'포괄적 전략동맹'… 2009년 이후 언급, 완성은 아직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양 정상은 한·미가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동맹임을 재확인하고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날 언급된 '포괄적 전략동맹'은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로 확대하는 동맹 개념이다. 한·미 동맹이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동맹이라고 보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넘어 민주주의·인권 및 다자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대(對)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이슈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서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선은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경제 등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어 '포괄적 전략동맹'에 대한 언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한·미 양국 관계는 70년간 계속 진전이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관계의 강화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포괄적 전략동맹은 지난 2009년 이후 한미 고위급 소통 계기 자주 언급돼 왔다. 그러나 완성됐다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지난 4일 한·미 정상 전화 통화 직후 백악관은 "두 정상이 미얀마의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거주 미얀마인들이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한·미 관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2009년 6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019년 6월 말 한·미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 동맹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지역,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며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의 핵심축"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 간 통화에서 양 정상이 안보 문제뿐 아니라 기후변화, 코로나 대응, 세계경제, 미얀마 상황 등을 두루 논의한 것도 포괄적 전략동맹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양 정상이 미얀마의 쿠데타 사태를 거론한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평이 나온다. 민주주의를 대외 정책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대중 압박 전선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미얀마의 현 상황은 사실상 큰 난관에 봉착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며 "세계기후정상회의와 P4G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코로나 백신·치료제 보급,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호혜적 협력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