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김규빈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사태를 두고 현직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이 핵심적인 법적 가치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 부도덕하며 정의 관념에 위반되는 것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사퇴가 바람직한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의 김동진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25기)는 전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 논의에 대한 의견' 제하의 글을 올렸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부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또 초래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사법부의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서 사법 불신이 야기된 상황에 대해 송구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법조인은 규범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선동이나 책략에 의해 사람들을 이용하곤 하는 정치분야에서의 정치윤리보다는 훨씬 더 엄격한 법조윤리를 갖고 있다"며 "사법부의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국회와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행한 자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각계각층에서 대법원장의 사퇴 논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사퇴는 한번 더 생각해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원장 사퇴는 결과적으로 사법행정위원회 또는 사법평의회의 위상 및 권한강화로 변화하는 디딤돌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장 사퇴 이후 "정치권과 일부 단체들이 법관들에 대한 국민의 민주적 통제를 주장하면서 사법행정위원회나 사법평의회의 권한 확대를 입법화하고 대법관과 법원장 등 고위법관에 대한 주요 인사권에 실질적 역할을 하는 상황에 여러분은 동의하는가"라고도 반문했다.


여당이 뒤늦게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를 하고 보궐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야당이 김 대법원장을 형사고발한 것을 두고도 '정치적'이라며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현재 한국사회는 정치적 권력 투쟁의 늪에 빠져있다"라며 "(사법농단 사태 이후) 2년 가량이 지나고 정치적으로 미묘한 상황이 전개된 이후에 갑자기 탄핵소추권을 발동한 건 결코 '법치주의' '재판독립'이라는 헌법상 순수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의 보궐선거가 약 1개월 보름 남짓 앞둔 상태를 고려하면, 야당의 현직 대법원장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 역시 '사법권 독립'이라는 헌법상 순수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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