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사진제공=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에 필요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방해하는 불안정 현상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국내연구진들이 규명했다. 이로 인해 세계 핵융합 연구계가 난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 이하 핵융합(연))는 KSTAR연구본부의 최민준 박사가 국내외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핵융합 플라즈마의 주요 불안정 현상 중 하나인 자기섬(magnetic island)의 발생과 억제에 주변의 난류(turbulence)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달 14일 네이쳐 자매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에 게재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핵융합로에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오래 가둘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핵융합로에 갇힌 플라즈마는 균일하지 않은 전류 밀도와 고에너지로 인해 불안정한 특성을 갖는다.


특히,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자기력선에 찢김(tearing)과 재결합 (reconnection)이 일어나는 섬 모양의 자기장 구조, 즉 자기섬이 발생하면 플라즈마가 손실되거나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자기섬의 발생과 그로 인한 플라즈마 붕괴를 제어하는 것은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대표적인 난제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다수의 핵융합 장치에서 수행되고 있는 가운데, 핵융합(연) 최민준 박사는 자기섬과 주변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여러 미세한 불안정 현상을 통칭하는 ‘난류’와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플라즈마 실험을 통해 자기섬 주변의 난류가 난류 퍼짐(turbulence spreading) 현상이나 자기력선 재결합(magnetic reconnection)의 가속화를 만들어 자기섬의 발생과 억제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동안 난류가 자기섬 발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물리 모델이 제안되었지만, 실제 실험으로 그 연관성을 입증한 사례는 드물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해 필요한 플라즈마의 주요 현상들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핵융합로 운전에서 자기섬에 의한 플라즈마 붕괴를 효율적으로 억제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논문의 제 1저자인 최민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자기섬이 주변의 난류 분포와 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밝혔던 이전 연구에 이어, 역으로 주변 난류가 자기섬의 발달 과정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라며, "이를 바탕으로 자기섬 주변의 난류의 세기를 줄이거나 분포를 변경하여, 플라즈마 붕괴를 막거나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융합연구원 유석재 원장은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KSTAR는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세계 기록 달성과 같은 장치 운전 성과 외에도 핵융합 플라즈마 물리연구에서도 세계적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활발한 플라즈마 물리연구를 수행하여 핵융합 난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