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평택 주한미군 기지의 야간 가로등 영향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줄어 경제적 손실을 본 농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신현일 판사는 한모씨 등 12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인당 17만~57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씨 등은 경기도 평택시 주한 미군기지(캠프 험프리) 인근에서 벼농사와 과일 농사를 짓거나, 농지를 빌려주는 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주한 미군은 기지 둘레 철조망을 따라 야간 가로등을 설치했다.

지난 2019년 6월 한씨 등은 "주한 미군이 밤마다 가로등을 켜 2017~2018년 농산물 수확량이 줄었다"며 "총 3038만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부 측은 "철조망의 가로등 점등은 24시간 주변 경계가 필요한 군부대시설의 특성상 피할 수 없다"며 "공익성에 비춰볼 때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 판사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로등 야간 조명이 조도 2.1럭스(lux)를 넘는 경우 벼의 이삭수 감소, 수확시기 지연 등으로 벼의 수확량과 품질이 저하된다"며 "현장 조사 결과 이 사건 농지를 비추는 가로등의 조도는 2.2~27.6럭스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아메리카 합중국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한·미 SOFA)에 따르면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정부 측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며 "정부 측에서는 야간 점등으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가로등의 야간 점등은 군사시설의 특성상 어느 정도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점, 농민들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농지 전체에 가로등 조명이 비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손해배상 산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정부 측과 농민들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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