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18일 오전 소통협력공간조성사업과 관련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제공=대전광역시
대전시가 옛 충남도청사에 ‘소통협력공간’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건물소유주인 충남도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없이 공사를 강행했던 것으로 결론을 냈다.

18일 서철모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기자브리핑에서 “옛 충남도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감사한 결과 소유자인 충남도나 문체부의 공식적인 승인 없이 무단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께 큰 실망과 우려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시는 소통협력공간조성사업을 추진했던 당시 담당국장이 감사위원장에 임명됐었다. 이에 따라 이번 감사에서 제척했다. 시는 행정부시장을 감사단장으로 6명의 감사반을 꾸려 △시설물 사용에 대한 소유자 협의(승인)여부 △부속건물 리모델링공사 건축협의 대상 여부 △담장 철거 및 수목 이식·폐기 추진 경위 △사업추진 시 법령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공식승인절차 이행 없이 사업추진” 결론


대전시 감사단은 시설물 원상변경에 대해 소유자인 충남도와 문체부의 승인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협의가 필요했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수목이식을 강행했다고 결론지었다. 소유주의 불확실한 승인을 전제로 임의적인 사업추진을 했다는 것이다.


시는 공식 승인절차 없이 지난해 8월 사업을 진행했고, 11월에는 부속건물 앞 수목과 담장, 본관 건물 인접 수목을 제거했다. 올해 1월에는 정문 우측 담장과 수목을 제거했다. 공유재산법과 대부계약서, 지방공무원법을 어겼다.

옛 충남도청사 부지 내에 잘려 나간 수목 현황. /자료=대전광역시
우체국동과 선관위동, 무기고동의 리모델링공사도 협의를 미이행했다. 무기고동과 우체국동의 2층 바닥과 내‧외부계단 철거도 대수선행위였지만 관할구청인 중구청과 건축협의를 하지 않았다. 부속건물 3개동 간 기존 연결복도 철거 후 재설치하거나 추가로 설치한 부분도 건축법과 공유재산법 등을 위반했다고 봤다.

부속건물 리모델링공사에 내진설계가 안 된 부속건물을 사업에 포함시킨 것도 지적대상이었다. 사업 당초에는 우체국과 선관위 무기고 등에 대한 리모델링 전에 안전진단 후에 결정키로 했지만 건물 내부만을 구조보강설계를 진행한 뒤에 공사를 하면서 지진화산재해대책법과 건축법 등을 위반했다.


잘린 향나무 나이테 확인했더니 110년생


대전시가 자른 향나무 등은 최고 110년 생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1932년 공주에서 대전으로 충남도청을 이전했던 시기보다 더 오래전에 식재돼 있었다는 뜻이다.

정문 좌우로 심겨있던 40~43년생 향나무 75주는 이식했고, 수령이 확인되지 않는 부속건물 앞 98주는 폐기했다. 무기고 뒤쪽의 약 40년생 측백나무 3그루, 우체국 뒤쪽 30~50년생 회화나무와 메타세콰이어, 히말라야시다 등 6주, 정문~경찰청 부지의 110년생과 105년생, 55년생 향나무 3그루, 70년생 측백나무 2그루도 제거됐다. 감사단은 절단면에서 나온 나이테로 일부 나무의 수령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앵두나무와 은행나무, 철쭉, 청단품, 매실나무 등 1218그루 중 481그루가 폐기됐고, 737그루가 이식돼 있다고 했다.

행안부에 제출했던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 공모계획서. 이 계획서에는 우체국 동에 지원기관이 입주할 것임을 표시해놨다. /자료출처 : 대전광역시

사자센터 승인 없이 입주시키려 했다…그런데 “특혜의혹은 사실 아냐”


대전시는 일부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날 감사단의 조사에서 주목을 받던 부분은 이 사업을 추진했던 임기직공무원인 강영희 과장이다. 강 과장이 대전시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던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이하 사자센터) 출신이기 때문이다.

소통협력공간이 조성되면 사자센터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입주에 앞서 운영협의회 심의를 거쳐 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것. 그런데도 이러한 승인절차도 없이 소통협력공간에 입주가 확정된 것처럼 설계에 반영했다.

그러면서도 감사단은 이 부분에 강영희 과장과 관련된 “사자센터 특혜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결론 냈다. 강 과장이 사자센터 출신이기 때문에 제기됐던 의혹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설명은 하지 못했다. 이어 “시는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입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입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사용승낙 승인 서류 없이 승인한 행안부


이 공모사업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시비 63억5000만 원으로 옛 충남도청 내 일부 시설을 개선하고, 국비 60억 원으로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진행하는 등 총 123억5000만원을 투입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대전시 감사단의 결과 발표로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던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 공모서류에는 ‘사용승낙서’가 없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행안부가 자격요건이 되지 않은 광역단체에 공모사업을 선정해 국비 60억 원을 내려 보낸 게 되면서 감사원의 감사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행안부는 담당부서는 이 사업과 관련, 수차례의 연락에도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지난 달 22일 허태정 대전시장 등을 공용물건손상죄, 직무유기죄, 건축법위반죄 등으로 대전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