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장동규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25일 시행된다. 설익은 금소법 도입에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질 우려가 제기됐다.

당장 소비자 권리 강화와 금융상품 판매사의 의무 확대를 골자로 하는 금소법에 따라 은행의 비대면 상품 판매가 대거 중단되기 때문이다. 고난도 금융상품 가입 '문턱'이 높아지면 소비자들도 큰 불편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은행은 등은 이날부터 이른바 '스마트텔러머신(SMT)'을 통한 입출금 통장 개설 서비스 등 비대면 상품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SMT는 '차세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스마트 키오스크' 등으로 불린다.

금소법이 상품 설명서를 고객에게 직접 제시해야 하는 절차를 의무화해 기존 SMT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없어서다. 

금소법은 투자상품에 적용하던 '6대 판매 규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의무화한다. 6대 규제란 상품 판매 시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 행위·부당 권유·과장광고 금지 등의 원칙을 말한다. 이중 금융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금융상품 가입 시 각종 녹취와 설명서 발급을 의무화하도록 강화된 규정이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25일부터 스마트폰 앱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추천을 통해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중단한다.

원금 손실이 있는 투자상품의 경우 개인 투자성향보다 위험 성향이 높다면 검색조차 불가능하도록 막아야 하는데, 개인별 위험도를 측정하고 투자상품을 보여주는 작업을 모두 전산에 녹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소법에 맞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바꾸면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직원이 추천으로 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골드·실버리슈(적립통장) 등의 투자상품에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스마트 신규 서비스' 운영을 같은 이유로 멈추기로 했다.

은행권은 금소법을 위반할 경우 자칫 수억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행세칙인데 아직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의문점이 많아 최대한 보수적인 서비스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