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패트충돌’ 재판 선거 후 연기…정치권 눈치보기일까
법조계 "기일변경은 피고인 방어권 행사 일환…일상적 절차"
"변경사유 타당시 못받아들일 이유 없어" “형평성은 따져야”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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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최근 여권 인사의 재판이 재·보궐 선거 이후로 잇따라 연기되면서 법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대체로 구속 사건이 아닌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방어권 행사의 차원으로 신청한 기일 변경 신청을 재판부가 수용하지 않고 재판을 강행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에서 심리 중인 더불어민주당 측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공판은 3월24일에서 5월26일로 최근 기일이 연기됐다.
부산지법에서 심리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강제추행치상 사건은 3월23일에서 4월13일로 변경됐다.
두 사건 재판 모두 변호인이 기일변경을 요청하면서 다시 지정됐지만, 공교롭게도 공판 기일이 재·보궐 선거(4월7일) 이후로 연기되면서 '재판부가 정치권에 휘둘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 전 시장의 재판이 공판준비기일로 변경돼 3주 뒤로 미뤄진 것에 대해서 여성단체가 크게 반발했다.
부산여성100인행동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는 안중에도 없는 정치적 계산일뿐이며 피해자와 시민사회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성추행 범죄로 촉발된 선거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민주당의 입장만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기일변경은 "법원의 일상적인 재판 절차 중 하나"라며 변경 사유가 타당하다면 기일변경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전 시장 측 법률 대리인은 변론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지난 11일 법원에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공판기일로 잡혔던 첫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변경돼 3주 뒤로 미뤄졌다.
패트 충돌 사건의 경우 피고인 중 현직인 김병욱 의원과 박주민 의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경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다른 피고인들도 공판기일 변경에 동의했다.
패트 충돌 재판은 지난해 11월25일을 끝으로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23일, 올해 1월27일 기일이 잡혔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모두 연기됐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변호인이 재판준비가 덜 됐다고 하는데, 재판부가 밀어붙이면 유죄의 심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변경 사유가 타당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법원의 재량이며 법원이 이를 두고 정치권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등과 같이 피고인에게 '중요한 업무'의 경우 재판부가 기일변경 신청 사유로 받아들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업무상 출장이나 업무상 꼭 필요한 회의가 있을 때도 기일변경을 해주기도 한다"며 "기일변경 신청과 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재판의 일상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또 다른 판사는 "재판은 심리가 목적"이라며 "피고인에게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실질적인 변론에 차질이 예상될 경우 무리하게 재판절차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일변경 신청은 보장돼야 하는 방어권이지만 정치인이 아닌 일반 피고인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볼 때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변호사는 "하나의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의 입장만이 반영돼 반복적으로 기일변경이 이뤄진다면 다른 형사사건과의 형평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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