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의 배출권과 관련한 자산·부채 규모가 늘고 있지만 기업들이 회계기준상 배출권 관련 설명을 부실하게 기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이미지투데이
온실가스의 배출권과 관련한 자산·부채 규모가 늘고 있지만 기업들이 회계기준상 배출권 관련 설명을 부실하게 기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배출권을 할당받은 상장법인 중 상위 30개사의 배출권 자산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5237억원으로 2017년 말(2163억원) 대비 142.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배출권 부채는 7092억원으로 7.8% 증가했다. 배출권 거래량도 4390만톤으로 67% 늘었다.


지난 2015년 12월 파리협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 기후변화체제가 출범해 올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제한하되 가능한 한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배출허용량 축소 등을 이행하고 있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은 오는 205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업체를 대상으로 배출권을 유·무상으로 할당하고 해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허용한다. 기업은 정부에서 할당받은 배출권의 여분 또는 부족분을 거래소에서 매매하고 거래내역을 회계처리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 배출권 매입액은 배출권 자산으로 배출권 제출의무 이행을 위한 소요액 추정치는 배출부채로 회계처리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분석대상 30개사 가운데 24개사가 배출권 관련 회계정책으로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준용하고 있지만 K-GAAP에서 요구하는 주석 사항을 모두 공시한 회사는 6개사에 그쳤다.


9개사는 K-GAAP 주석 요구사항을 전혀 기재하지 않는 등 대부분의 기업이 배출권 관련 내용을 부실하게 공시했다.

K-GAAP가 요구하는 주석 사항은 ▲정부로부터 무상할당받은 배출권 수량 ▲기업이 보유한 배출권 수량의 증감내역 ▲배출권 자산·부채금액의 증감내역 ▲배출량 추정치 등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권 관련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안내해 상장기업, 회계법인 등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기업의 배출권 보유량 대부분은 무상할당분으로 장부가액 ‘0’으로 표시돼 배출권 자산 규모가 작았다. 앞으로 유상할당분이 지난해 3%에서 올해 10%로 상승해 배출권 자산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금감원은 예상했다. 기업이 정부의 배출권 할당량 감축 계획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초과 사용에 따른 배출 부채도 증가할 전망이다.

금감원 측은 "전 세계 배출권 거래시장의 확대 및 기업의 배출권 익스포저 증가로 인해 일관된 회계처리 필요성은 더욱 증대됐다"며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배출권 관련 IFRS 제정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제정 논의 재개 시 유관기관과 함께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