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백범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한 독립지사 유족 김임용씨(왼쪽 선글라스)가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자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독립유공자 단체 대한민국 광복회의 '집안싸움'이 연일 커지고 있다.

일부 회원들이 김원웅 광복회장의 '정치 편향'을 문제 삼아 그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자, 이번엔 광복회 내 김 회장 지지 세력들이 '반대파'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정치인 출신 김 회장의 여권 편향 논란과 그에 따른 광복회 내 '친김' 대 '반김' 세력 간 갈등은 2019년 김 회장 취임 당시부터 계속돼왔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반김' 인사에게 멱살잡이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친김' 측과의 대결 양상이 한층 더 노골화되고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12일 국립서울현충원 임정묘역에서 열린 '운암 김성숙선생 52주기 추모제'에 참석했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제공) 2021.4.12/뉴스1

김 회장은 지난 11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 뒤 현장에 있던 광복회원 김임용씨(독립운동가 당헌 김붕준 선생(1888~1950)의 손자)로부터 멱살을 잡혔다.

김씨는 광복회 내 반김 모임 '광복회 개혁모임'의 일원으로서 평소에도 김 회장이 "사익을 위해 광복회의 정치적 중립과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광복회는 즉각 김씨 징계를 위한 상벌위원회를 소집했다. "김씨의 행동 때문에 광복회의 명예가 실추된 만큼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게 광복회 측의 설명이다. 김씨에 대한 상벌위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광복회 관계자는 "독립운동가 후손이라 해도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백범기념관에서 엄수된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선열추념식에 참석, 제문을 봉독하고 있다. (광복회) © 뉴스1

그러나 김씨가 속한 '광복회 개혁모임'과 '광복회 정상화추진본부'는 이번 상벌위 소집에 김 회장 반대파 축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23일 당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상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엔 전국 17개 광복회 지부장들이 "폭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정당화될 수 없다" "상벌위는 내부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만큼 존중돼야 한다"며 사실상 김 회장 옹호에 나섰다.


이들 광복회 지부장은 지난 16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윤봉길 의사 손녀)이 "친일파를 청산한다는 광복회가 오히려 편 가르기로 국민 분열을 일으킨다"며 김씨 관련 상벌위 소집을 비판했을 때도 윤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현 야권과 연을 맺은 뒤 국회의원이 된 사실 등을 들어 "부끄러운 줄 알고 입 다물라"고 비난했었다.

광복회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과 내부 정관에 따라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등의 정치적 활동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공공연히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현 야당인 국민의힘 등을 '친일 반민족 기득권 세력'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친일 청산을 강조하다 보니 전 대통령 얘기까지 나온 것일 뿐 결코 정파적인 얘기는 아니다"며 "약 8300명의 광복회원 중 김임용씨와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은 소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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