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왼쪽)가 28일 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을 찾아 조문을 하기 전 조문을 마친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4.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는 28일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의 발걸음이 종일 이어졌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각계 인사와 일반 시민이 빈소를 찾았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김상희 국회부의장,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의 선종을 애도했다.


홍남기 총리 대행은 침통한 표정으로 "가톨릭계의 가장 큰 거인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세례명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하비에르)라고 밝힌 홍남기 대행은 "명동성당에서 영아세례를 받아서인지 남다른 생각이 든다"며 "추기경님의 뜻과 정신대로 우리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고 사랑과 행복이 가득찬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도 굳은 표정으로 "가슴이 아프고 애통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과거에 자주 찾아 뵙고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한 다음 "모든 걸 내어주시고 가신 신부님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하고 기도 드린다는 취지로 방명록에 썼다"고 덧붙였다.


28일 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한 추모객이 정 추기경 선종 소식을 전하는 가톨릭신문을 바라보고 있다 . 2021.4.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재명 지사는 "엄혹한 시절 힘들고 어려운 우리 민중에게 향도가 되셨던 분이어서인지 추기경님하면 최루탄이 먼저 생각난다"며 "저도 그분의 뜻을 일부나마 현장에서 실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병석 의장은 "방명록에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고 가신 정 추기경님이 주신 사랑의 향기가 모든 이의 가슴을 적십시다'라고 적었다"며 "마지막 가신 길에도 육신을 세상에 주셨으니 그 사랑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적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한국천주교회가 대한민국이 이만큼 사람을 존중하는 나라가 되는데 기여했다"며 "추기경님 살아 생전의 뜻을 잘 이어 받아 좋은 정치, 따뜻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8일 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2021.4.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오후 한때 장례식장 입구에는 조문을 위해 수십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신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애통한 마음에 지방에서 명동성당을 찾았다는 60대 후반 A씨는 "가톨릭계의 대아버지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B씨(50대·도봉구)는 "교회의 큰 어른이 가셨으니 편히 쉬셨으면 하는 마음에 왔다"고 말했다. 연예인으로는 바다와 최정원이 얼굴을 비쳤다. 바다는 "천주교 신자로서 왔다"며 "존경하는 분이라 마지막 인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조문은 정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투명 유리관 앞에서 기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성전 제단 앞에 안치된 유리관 양쪽에는 고인의 사목 표어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앞쪽엔 고인의 영정이 놓였다.

빈소가 마련된 대성전에는 연도(한국 전통 선율에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한 기도를 얹은 음악)가 흘러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조문객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옆 사람과 1m 거리를 유지한 채 기도에 임했다.

이날 오후 6시 무렵에는 100명 넘는 신자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오후 7시로 예정된 미사가 1시간 전에 마감돼 신자 10여명이 쌀쌀한 날씨 속에 2시간 가까이 기다리기도 했다.

정 추기경은 1970년 만 39세 나이에 당시 국내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으며 이후 28년간 청주교구장을 역임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대주교)으로 부임한 그는 2006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으로 서품됐다.

전날 오후 10시15분 선종한 정 추기경의 장례는 천주교 의례에 맞춰 5일장으로 치른다. 이날 시작돼 30일까지 계속되는 일반인 조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장례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엔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장례미사가 거행되며 이후 고인은 경기 용인시 천주교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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