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이 제기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이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진=뉴스1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보수 변호사 단체가 야당의 비토(Veto)권을 무력화시켰다는 지적을 받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이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헌법재판소(헌재)는 개정된 공수처법이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29일 “이 사건 심판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심판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며 유 의원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이 낸 공수처법 일부 개정법률 위헌확인 헌법 소원을 각하했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1월14일 공포된 후 같은 해 7월15일부터 시행되면서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구성됐다. 당시 야당은 비토권을 앞세워 공수처장 최종 후보 추천을 미뤘다. 당시 공수처법에 따르면 추천위 7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공수처장 최종 후보를 추천할 수 있었다. 야당 몫인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최종 후보를 추천할 수 없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6명에서 재적의원 3분의 2(5명) 이상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켰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야당 측 위원 2명의 비토권을 없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 의원과 한변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고 실무 경력이 없는 변호사들도 공수처 검사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위헌이라며 지난해 12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 관계자는 “많은 국민들이 헌정 질서를 유린하면서 등장할 전체주의와 독재의 망령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조속히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헌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의 추천 및 위촉에 관한 공수처법 조항은 교섭단체가 국가기관의 구성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에 관한 것일 뿐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해당 조항에 대한 심판 청구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의결정족수 조항에 대해서는 “야당이 추천한 추천위 위원의 거부권이 박탈됐다고 해도 이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인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사처 검사 조항 관련, 청구인은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부합하지 않으면 수사처 검사로 임명될 수 없음을 전제로 이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이 같은 청구인 주장은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의 내용을 다투는 취지일 뿐 수사처 검사 조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