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고 휴대전화로 안부…손 한번 못 잡는 '코로나 어버이날'
올해도 요양원 모신 부모 비접촉 면회로 아쉬움 달래
2030은 이색이벤트…용돈 담은 카네이션 화분 건네기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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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어버이날인 8일 서울에 사는 4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오전부터 카네이션과 간식거리를 들고 고향인 충남행 버스에 올라탔다. 고향 인근 요양원에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다.
이씨는 "접촉 면회가 가능하지 않지만 비접촉 면회라도 돼 오랜만에 볼 수 있어 다행"이라며 "희미해지는 기억에 당신 딸 얼굴도 기억 못 할 것 같지만 내 눈에라도 담아 기억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북에 사는 50대 회사원 박모씨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어버이날 하루 전날 미리 요양원을 찾았다. 접촉 면회가 가능하지 않아 거리를 두고 어머니와 만난 박씨는 머리위로 손 하트를 보여준 뒤 휴대전화로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부모님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미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여읜 사람들이다. 충남에 사는 50대 공무원 이모씨는 최근 혼자 지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부터 어버이날은 자녀들에게 축하만 받는 날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버이날에 사는 게 바빠 잘 찾아뵙지도 못해 죄송했는데, 지금은 아예 이 세상에 계시질 않으니 어버이날이란 거 자체가 사라진 기분"이라며 "찾아뵐 분이 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어버이날은 다소 특별하게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낳아주고 키워줘서 고맙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대신 색다른 이벤트를 마련하는 사례가 많았다.
회사원 이모씨(29)는 어버이날 기념 꽃인 카네이션 화분과 함께 용돈을 부모님께 드렸다. 용돈은 일반적으로 봉투에 담지만 이씨는 화분 안에 용돈이 담긴 봉투를 넣어 선물했다. 그는 "뻔할 수밖에 없는 선물보다 조금 특별하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열흘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700명대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부모님께 전화만 하거나 용돈만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701명 발생한 가운데 부모님과 다른 지역에 사는 많은 자녀가 이같이 멀리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충남에 사는 주부 박모씨(39)는 "시댁과 친정 부모님 모두 찾아뵙지 않고 용돈만 보냈다"라며 "코로나 상황이 심하기도 하고 멀리 살기도 해서 이번엔 전화로만 고맙다고 말했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어버이날을 맞아 코로나로 인해 가족끼리 만나는 것도, 요양시설에 계신 부모님을 면회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백신 접종이 최고의 효도"라며 "어르신들부터 먼저 접종을 받으시게 하고 가족들도 순서가 오는 대로 접종을 받는다면, 우리는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가족을 만나는데 거리낌이 없어지고, 요양시설에서 부모님을 안아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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