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혐의 관련 1심 공판에 증인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1.5.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김규빈 기자 = '몸싸움 압수수색'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재판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독직폭행 피해자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한동훈 검사장은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자세히 진술하며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는 정치적 수사였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1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의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독직폭행 피해자로 증언에 나선 한 검사장은 지난해 7월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통상적인 업무를 보던 중 사전 고지없이 압수수색을 받게됐는데 변호인 참여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정 차장검사가 '급속을 요하는 사건'이라며 자신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방어권 행사가 절실했기 때문에 압수수색의 변호인 참여권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장모 검사와 피고인(정진웅)은 허용할 수 없다며 '그냥 진행하자'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급속을 요하는 경우 형사소송법상 변호인의 참여가 배제될 수 있다'며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말했다"며 "무슨 근거로 급속을 요해서 변호인 참여를 배제할 수 있는 것이냐고 여러 차례 주장했으나 피고인과 장 검사는 '수사팀의 재량'이라고만 답했다"고 밝혔다.

한 검사장은 "(피고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형사소송법 조문을 이야기 했는데 그에 대해 잘 아는 검사가 없다. 요즘에 변호인 참여를 배제하는 수사는 없다고 본다"며 "근데 제가 묻자마자 '급속을 요하는 것'이라고 장 검사와 피고인 둘다 말해서 '이거 준비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6월에 이어 7월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받은 한 검사장은 "수사심의위에서 수사중단 권고가 나온 직후 또 압수수색을 한다고 해 황당했다"며 "(6월 압수수색으로) 새로 바꾼 휴대전화를 왜 압수수색하는지 이해가 안 가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6월 압수수색 당시 변호인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다가 7월 압수수색 때 요청을 한 이유에 대해선 "이후 여러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장관이 역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저는 범죄 소명없이 법무연수원에 모욕적으로 좌천됐다"며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고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진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동재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언유착'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한 의심이 든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의혹으로 압수수색 등을 받았지만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 공모혐의가 적시되거나 기소되지 않았다.

한 검사장은 "추미애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저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제 입장에선 정치적 수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며 "헌법상 방어권을 행사해야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11월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숨길 경우 제재하는 법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선 "굉장히 황당하고 반헌법적"이라고 비난했다.

한 검사장은 공판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지난 1년 간의 잘못이 바로 잡히는 상식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심경을 밝혔다.

한동훈 검사장과의 '몸싸움 압수수색'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왼쪽)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웅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법상 독직폭행 혐의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동훈 검사장(오른쪽) 역시 이날 오후 속개된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 검사장은 몸싸움 당시 상황을 재판부에 자세히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5.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날 재판에는 한 검사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진단서를 써준 의사 임모씨도 증인으로 나왔다.

임씨는 '몸싸움 압수수색' 사건 당일 한 검사장이 혼자 병원에 찾아와 '목, 어깨, 날개뼈 등이 아프고 허리에 통증이 있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 검사장에게 입원도 권유했던 그는 "(한 검사장에게) 통증도 있었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구역질 증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단순통증이 아닌 갑작스러운 상황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으로, 최악의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단서에 기재하진 않았으나 추후 합병증도 감안한 것"이라며 "일반외상 환자가 처음부터 구역질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독직폭행)를 받는다.

당시 정 차장검사가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그 과정에서 정 차장검사가 소파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잡고 밀어누르며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재판과정에서 정 차장검사는 '압수수색을 위한 정당한 직무수행 중이었으며 폭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28일을 다음 기일로 지정하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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