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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향후 1년 내 북한의 반응이 없으면 강경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로버트 아인혼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22일 뉴스1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날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을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간의 첫 회담 준비에 관여했던 인물이다.
또 이날 한미정상이 채택한 공동선언엔 남북한 정상 간의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북미정상 간의 '6·12 싱가포르 선언'을 포함한 "기존의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란 믿음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아인혼 연구원은 이 같은 점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북미협상에 진전이 있다면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손짓'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상황은 정반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아인혼의 설명이다.
아인혼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였던 지난 2009~13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로서 북핵 문제와 이란 핵협상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했다. 다음은 아인혼 연구원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쳤다. 당국자를 통해 '최대한의 유연성'으로 대표되는 대략적인 정책 내용이 발표됐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반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는 언급되지 않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CVID를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팀은 (북핵 문제의) '일괄 타결'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북핵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해 단계적 해결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게 바로 '유연성'의 의미로 해석된다.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의)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건 (북한과의) 협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내용을 심도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 한미정상회담에 '싱가포르 선언'과 '판문점 선언'을 승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이런 공동성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싱가포르 선언'과 '판문점 선언'은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나섰던 것이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가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을 수 있다. 이 선언이 좋은 합의였다고 인정한다고 한다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국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힌 데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아울러 앞으로 북미협상이 진전되면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건) 긍정적이다.
북한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다. '싱가포르 선언'은 김 총비서가 자랑스러워하는 업적들 중 하나다. '판문점 선언'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려는 한국의 열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입증한 걸로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11개월 정도 남았다. 그 안에 북미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까.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북미대화가 재개되길 독려하고 있다. 오늘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내용이 주를 이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비서는 미국에 대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아마 (작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길 바랐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처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김 총비서는 바이든 행정부 구성원들에게 (북한을 다뤄본) 경험이 매우 많다는 걸 알 거다. 또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점도 알 거다. 앞으로 1년 안에 북미협상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진지하게 대북강경책으로 돌아설지도 모른다.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접촉을 시도하고 있겠지만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도 달라질 거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어쩌면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떤 건지 좀 더 지켜보고 싶었을 수도 있다. 미국이 뭘 제안해올지, 또 오늘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기다리는 것일 수도 있다. 오늘 정상회담 뒤엔 그 결과를 분석하고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지 계산할 거다.
만약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도발을 벌일 거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에선 별 소용이 없을 거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시작된다면 구체적으로 뭘 주고받을 수 있겠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던 지점부터, 영변 핵시설 문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변 핵시설에만 집중하는 건 옳지 않다. 영변 외에도 미신고된 핵시설이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협상 초기에 영변으로 주제를 제한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최소한 미신고 시설 1~2곳을 북한이 꺼내들어야 한다.
다른 조치론 북한의 핵실험 유예와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미국과 정식 합의하는 게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위협을 주는 다른 미사일 시험을 금지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북핵 폐기 없이 대북제재를 풀면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란 얘기도 있다. 대북제재 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은 1단계 합의에서도 북한을 위한 약간의 제재 완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1단계가 마지막 합의가 아니라는 것도 강조해야 한다. 궁극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임을 확실히 해야 한다. 협상 초기엔 추가적인 협상을 위해 완전한 대북제재 완화는 보류해야 한다. 너무 많은 걸 줘선 안 된다.
-북한 인권에 대한 내용도 오늘 회담 공동선언에 담겼다. 한국의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등을 놓고 한미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
▶한국과 미국이 더 솔직해져야 한다. 오늘 정상회담에서 솔직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에 전념한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침해와 관련한 내용들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치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보하지 않을 거다. 문 대통령도 인권에 관해선 미국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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