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OOO씨는 SNS에 올린 자필 사과문에서...'
SNS로 사과하고 해명하는 시대다. 피해자가 있는데도 직접 찾아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사과하는 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사과'를 치면 과일 보다 유명인들의 사과문이 더 많이 나올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올바른 사과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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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진정한 사과라면 피해자에게 직접 하면 될 일인데, 왜 유명인들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는 걸까"

사과는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사과의 장소로 SNS를 택한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만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논란이 발생하면 가장 쉽게 공격 받는 곳 역시 SNS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SNS를 사과의 창구로 삼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특정 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되거나 논란의 주인공이 되면 여론의 십자포화를 피할 수 없는 세상이다. 신상 털기는 물론 당사자의 SNS 계정 등에는 욕설과 비난 글이 쏟아진다. 이를 참지 못해 자신의 SNS 계정을 폐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사건 발생 초기 악화하는 여론을 얼마나 빨리 수습하는지는 공인에게 매우 중요하다. 인기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경우 이미지가 실추되면 방송 출연이나 광고 계약 등에 있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이 같은 학습효과가 이들을 SNS 앞으로 모이게 한다는 것이다.


신성만 한동대 심리학과 교수는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외부로부터 가장 큰 압박을 받는 곳이 SNS 계정이다. 원색적인 비난은 물론 사과나 해명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당연히 SNS에 가장 먼저 반응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익명성으로 인해 온라인상의 분노가 때론 불필요하게 과열될 때가 있고, 가해자들은 이를 잠재울 수 있는 '소화기'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SNS 사과문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SNS 사과문은 대중의 분노 수위를 측정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과문 게재 이후 여론에 따라 대응책을 세우려는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SNS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연예인이 특정 사건에 대해 해명하려면 기자회견을 열어야 했다. 즉,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는데 SNS를 이용하면 고민은 해결된다. 짧은 시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의사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 이제 개인 간 소통의 도구를 넘어 미디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나 기업 CEO도 이제는 SNS를 통해 소통한다. 과거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메시지 전달을 위해 SNS가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 보도 관행도 살펴볼 문제다. 공인들의 사건사고가 보도되면 가해 당사자들은 SNS에 사과나 해명을 한다. 그러면 이내 사과문을 토대로 한 언론의 '퍼나르기식' 보도가 이어진다.

언론은 '기사'라는 일감을 얻고, 사건 당사자는 '해명', '사과'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적절하게 서로를 이용하는 관행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언론을 통한 해명 시 전체적인 맥락이 보도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신이 SNS 사과문 시대를 열었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사과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진심'과 '노력'이다. 한 번의 사과로 피해자의 마음이 단번에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지금이라도 그 마음을 버리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과 이후에도 쏟아지는 주변의 힐난이 고깝다면 진정으로 사과를 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고 피해자의 행복을 바란다면 감내해야 하는 일이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사과문을 보면 진심에서 우러나는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인지 금방 알 수 있다며 "며 "진솔한 자기반성은 없고 상투적인 문구나 막연한 표현 등을 담는다면 이는 역효과만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치유는 사과에서 시작된다"며 올바른 사과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본인의 잘못을 '실수'라고 지칭하는 것은 2차 가해이며, 가해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피해사실 앞에서는 그저 변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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