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흥국화재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 소유의 골프장 회원권을 시세보다 비싸게 구입해 부당지원했다며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에서 이 전 회장과 임원진들이 흥국화재에 11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유한회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오용일 전 태광산업 부회장 및 흥국화재 임원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흥국화재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선박 84척의 선수금환급보증보험계약(RG보험)을 인수했으나 2010년 9월까지 인수한 RG보험 중 선박 25척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해 2100억여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흥국화재는 또 2010년 태광그룹 소속 계열회사로부터 골프장 개인회원권 24구좌를 구좌당 13억원에 매입했다.


금융위는 2011년 8월 이같은 골프장 회원권 거래가 통상의 거래에 비춰 현저하게 불리해 보험업법에 위반된다며 흥국화재에 18억 4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골프회원권 구입을 통한 대주주 부당지원'을 이유로 기관경고를 했다.

금융위의 기관경고에는 조선업체의 재무건전성 등을 평가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RG보험계약을 인수했다는 내용의 'RG보험 인수 및 출재 업무 부당'도 포함됐다.


흥국화재 주주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흥국화재에 임원진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을 청구했으나 흥국화재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자 2013년 5월 직접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1심은 "통상 구좌당 11억원인 회원권 24구좌를 현저하게 불리한 조건인 구좌당 13억원에 매수한 것은 구보험업법 위반"이라며 임원진의 법령위반으로 흥국화재가 구좌당 2억원의 차액 총 48억원과 과징금 18억4300만원을 더한 66억4300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판단했다.


다만 임원들의 실질적인 지위와 업무내용 등을 감안해 각 10~40%로 책임제한 비율을 다르게 설정해 이 전 회장과 오 전 부회장이 연대해 26억5720만원, 전 대표이사 등 2명이 이중 13억2860만원, 사외이사 5명이 6억6430만원을 연대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다만 RG보험 인수와 관련해서는 임원진이 감시의무를 해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도 골프장 회원권 구입과 관련한 임원진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손해액은 다르게 계산했다.

2심 재판부는 "골프장을 관리하고 있는 회사가 입회계약이 만료시 입회금 전부를 반환할 의사를 밝혔다"며 "흥국화재가 입은 손해는 정상가격과의 차액 48억원을 지급한 날인 2010년 8월부터 입회금 반환청구권에 따라 입회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2020년 8월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위 48억원을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으로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운용수익 9억6446만원에 과징금 18억4300만원을 더한 28억700여만원을 손해액으로 산정하고 1심이 정한 책임비율에 따라 2억8000여만원~11억2298만원씩 연대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와 피고 양측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봐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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