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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이스라엘 기관투자사가 "잘못된 매수주문을 넣었음에도, 취소를 하지 않아 수십억의 손실을 봤다"며 국내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2-3부(부장판사 이승한 윤종구 권순형)는 이스라엘 기관투자사 에퀴타스 인베스트먼츠 매니지먼트 리미티드가 케이비증권(전 현대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2014년 2월 에퀴타스는 KB증권과 파생상품계좌설정을 계약하면서, 한국거래소 주문처리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전용회선을 제공하는 'DMA'(Direct Market Access)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매매거래를 하던 에퀴타스 측은 같은해 9월 단일가 호가시간인 오후 3시5분쯤 이 사건 콜옵션인 '코스피 200 콜옵션 230 상품 336'계약에 대해 매수주문을 넣었다.


그러나 에퀴타스 측은 직전 호가인 31.05에 비해 2배가 넘는 가격인 66.80~66.75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넣었고, 약 10분 뒤 100억원 상당의 콜옵션 거래대금이 결제됐다. 당시 이 사건 콜옵션 상품의 가격은 1포인트 당 50만원이었다.

이에 에퀴타스 측은 "자체 알고리즘 프로그램의 착오로 거래대금이 결제됐다"며 한국거래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계약 약정에 따라 KB증권이 에퀴타스가 미지급한 거래대금 103억원을 한국거래소에 대신 납부했다. 이 사건 계약에는 에퀴타스가 거래당일 매매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면, KB증권이 부족액을 대신 결제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KB증권 측은 에퀴타스의 예약금과 미결제 약정에 대한 반대매매를 실행해 65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몇년 뒤인 2018년 5월 에퀴타스 측은 KB증권을 상대로 총 2억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과정에서 에퀴타스 측은 "KB증권은 '매수주문에 대해 확인해보겠다'고 말했음에도 약 10분간 거래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KB증권 측에서 고객보호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약 53억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KB증권 측이 선관주의 의무(사회적 역할에 따라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고객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어 "KB증권 담당 직원이 에퀴타스의 주문 흐름을 잘 모니터링 했다면, 이 사건 매수주문이 비정상적임을 알 수 있었다"며 "이 사건 매수주문은 단일가 호가시간이 종료되기 전 제출됐고, 만일 KB증권 측에서 이를 인지했더라면 이 사건 매수주문 취소 등 적절한 조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KB증권 측에서 에퀴타스 측에서 넣은 매수주문이 주문자의 의사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의무는 없다"며 "KB증권의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해배상액에 대해 1심은 ▲에퀴타스 측의 컴퓨터 오작동으로 잘못된 매수주문이 제출된 점 ▲KB증권 측에서도 매수주문 오류를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점 ▲에퀴타스의 직원들 조차 단일가 호가시간이 종료될 때 까지 이 사건 매수주문이 제출된 것을 몰랐던 점 등을 고려해 약 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KB증권 측은 항소했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왔다.

2심은 손익상계 원칙에 따를 경우 에퀴타스 측이 배상받을 손해액은 없다고 봤다. 손익상계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람이 손해가 발생한 사건과 동일한 원인으로 이익을 얻은 경우, 손해로부터 이익을 뺀 나머지 금액을 배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에퀴타스 측은 이 사건 거래로 매수한 콜옵션의 반대매매로 손해액을 초과하는 47억원을 회수했다"며 "이 사건 거래가 이뤄진 데 데에 KB증권 측의 과실이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주된 책임은 (잘못 주문을 넣은) 에퀴타스 측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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