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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에서 장내 미생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환자의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19로 불균형해진 장내 미생물이 환자들의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9일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은 장내 상주하는 박테리아가 면역체계와 감염질환에 대한 체내 반응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하며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단순히 코로나19의 표적이 아니라 바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을 조절해 코로나19 증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의 소화기엔 수조 개의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및 기타 단세포 유기체가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장내 미생물의 장내 생태계가 균형 잡힌 상태에 있을 경우 면역체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질 경우(군집붕괴 또는 dysbiosis) 우리 몸은 면역력이 손상되고 감염에 더 취약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아직까지 장내 미생물군과 코로나19 감염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장내 미생물군이 균형을 잃을 경우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에 더 취약해지고 이는 코로나19 감염시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 장내 미생물 고갈…전신 염증반응 일으켜


홍콩중문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3월 초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이 환자가 아닌 사람들에 비해 다양성이 크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항생제 또는 다른 약물 복용과 관계없이 코로나19 환자들에서 유익한 박테리아 종이 크게 결핍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유익한 미생물 군집의 부족은 코로나19 환자들의 중증도 및 염증 수치와도 관련이 있었다.


시에 나그 홍콩중문대학교 미생물연구센터 부소장은 "코로나19 환자들에서 면역 조절 기능이 있다고 알려진 여러 장내 미생물이 고갈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코로나19 환자에서 종종 나타나는 위험한 염증질환인 '사이토카인 폭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더 많은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상태가 악화된다. 장기기능 저하 및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프랑스 생탕투안병원에서 장내 미생물과 면역계간 관계를 연구 중인 해리 소콜 교수는 "감염 초기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로 감염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미생물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확인한 이같은 연구결과를 지난 3월 8일 국제학술지 '장내미생물(Gut Microbes)'에 게재했다.

소콜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뷰티르산 같은 천연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특정 미생물이 감소하고, 이는 '장누수증후군'을 일으켜 염증성 분자가 누출돼 광범위한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장내 미생물군은 또한 폐세포와 화학적 신호를 교환해 폐 염증 또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키는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난 2월 브라질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이 보낸 화학적 신호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쥐의 폐세포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됐다. 반면 쥐의 장내 미생물을 파괴하는 항생제를 투약했을 경우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반응이 손상됐다.

◇유익 미생물군 이식으로 코로나19 치료·예방 효과 기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은 코로나19에 대한 장내 미생물의 역할이 더 알려지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및 예방법이 더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령 장 건강을 모니터링해 코로나19 중증도를 예측하거나 유익균을 이용한 식이 요법으로 장내 미생물군을 강화하는 것이다.

나그 교수는 현재 유익 미생물균을 조합해 고령자 및 당뇨환자 등의 코로나19 취약계층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 백신의 반응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은 그밖에 장내 유익 미생물군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이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나그 교수는 또한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들에서도 장내 미생물 불균형 상태가 지속적으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들은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등 식이요법을 통해 장내 미생물군에 좋은 활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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