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된 가운데 MZ세대(1980~2004년생) 사이에서는 ‘미라클 모닝’이 유행하고 있다. 이에 기자는 2주동안 '미라클 모닝'에 도전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무너진 일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MZ세대(1980~2004년생) 사이에서는 ‘미라클 모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미라클 모닝은 새벽에 기상해 일과 시작전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자기 돌봄’이 주된 개념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유행한 ‘자기계발’을 목표로 하는 아침형 인간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이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자기계발로 멘탈케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행을 반영하듯 유튜브에서는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김유진 미국변호사’를 비롯해 다양한 미라클모닝 유튜버가 활동중이다. ‘That Korean Girl 돌돌콩’(약 11만9000명), ‘단나danna’(약 4만2000명), ‘희스토리 hee_story’(약 1만5800명) 등 유명 유튜버들이 자신만의 미라클 모닝 방법과 루틴 등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기자 역시 2주동안 미라클 모닝에 동참했다.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긍정적 효과 있는지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2주간의 미라클 모닝… "첫날부터 해프닝"

기자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월~금요일 오전 5시에 기상하는 '미라클 모닝'챌린지에 도전했다. 10일 중 7일 성공을 거뒀다. 왼쪽 사진은 챌린지 결과. 오른쪽 사진은 미라클 모닝에 같이 참여했던 사람들이 업로드한 인증샷. /사진=조희연 기자
기자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2주동안 월~금요일 오전 5시에 기상했다. 혼자 하기엔 성공의 가능성이 희박해 ‘챌린저스’ 앱(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인증받기로 했다.

이 앱에서는 하나의 목표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모아 소정의 돈을 걸고 이를 인증해 목표를 달성할 경우 돈을 다시 돌려준다. 성공률 85% 이상이면 전액 환급받지만 85% 미만이면 벌금 명목의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만 돌려받는다. 기자와 같이 오전 5시 기상에 동참한 사람들은 총 208명이었다.


첫날부터 해프닝이 발생했다. 앱 오류로 시작부터 인증이 되지 않았다. 추후 해결됐지만 마치 쉽지 않은 도전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2일차 실패를 뒤로 하고 3일차에는 성공했다. 일찍 기상해 명상하고 뒷산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는 등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다. 귀가 후 잠시 쉬다가 다시 잠들어 결국 회사에 30분 지각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4일차(24일), 5일차(25일)에는 집에서 명상한 후 가벼운 운동을 했다. 1주차에는 기상자체에 집중하느라 기상 이후 멍한 시간을 보내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등 별다른 활동은 하지 못했다.

2주차에는 ‘무엇을 할지’에 중점을 뒀다. 결과적으로 2주차에는 5일 중 3일을 성공했다. 월요일에는 회사에 연차휴가를 냈기에 7·8일차는 가뿐하게 성공했다. 이틀간 뒷산을 산책 후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다. 오랜만에 시를 필사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미라클 모닝을 한달째 지속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0대·여)는 “미라클 모닝은 대단한 성취가 아닌 다수의 작은 성취와 지속성을 통해 멘탈을 케어하는 것”이라며 ”일찍 일어나 차를 마시거나 명상하고 일정을 정리하는 등 집중력이 필요치 않은 일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9일차에 실패하고 마지막 날인 10일차에는 새벽 5시에 기상해 앞선 2주동안의 미라클 모닝을 다시 되짚어봤다. 결국 기자는 2주(10일)동안 3번 실패하고 7번 성공했다. 이를 위해 1만원을 걸었지만 성공률이 70%에 불과해 3000원을 잃었다.

기자와 같이 오전 5시 미라클 모닝에 동참한 208명 중 100%를 달성한 사람은 99명이었다. 85% 이상 달성해 낸 돈을 모두 돌려받은 사람도 44명이었다. 나머지 65명은 기자와 마찬가지로 두 번 이상 실패했다.

미라클 모닝은 기적인가… '미라클 나잇'은 없나요?

기자는 미라클 모닝에 운동, 독서, 필사 등을 했다. /사진=조희연 기자
개인적으로 미라클 모닝은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됐다. 일찍 기상하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컸다. 시간과 의지가 없으면 미루기 쉬운 운동, 독서, 필사, 명상 등을 하기 좋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MZ세대가 미라클 모닝을 단순 자기계발로 보지 않고 왜 자기치유로 여기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MZ세대 트렌드 미디어’ 캐릿(Careet) 관계자는 “미라클 모닝을 헬스케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몸의 건강을 챙기는 것만큼이나 마음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기 때문”이라며 “바쁜 현대사회에서 조용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자체가 ‘멘탈 케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년째 미라클 모닝을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강모씨(26·여)도 “취준생임에도 나태한 자신이 싫었다”며 “이때 한 유튜버를 보고 나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오전 6시에 기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준비를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졌는데 특히 모든 활동이 취준을 위한 것 뿐이라 슬펐다”며 “취준과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좋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일찍 기상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다. 일찍 일어나더라도 아침에 아무런 계획이 없다면 큰 효용이 없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이번 챌린지에 만족했지만 미라클 모닝을 더 진행할 생각은 없다.

성취와 효율이 중시되는 우리 문화 속에서는 미라클 모닝이 치유보다 자기계발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라클 모닝의 개념이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바쁜 일상 속 자기만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낮이든 밤이든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한 사람들은 굳이 미라클 모닝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아침으로 국한해 미라클 모닝의 뜻에 집중하면 어떤 사람에게는 기적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미라클 이브닝, 미라클 나잇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