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 기념재단을 방문해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2021.7.2/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김영삼·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시설을 잇달아 찾았다. 이날 장모가 실형을 선고받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지만, 꿋꿋하게 일정을 소화하며 '중심 잡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오후에는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을 각각 비공개로 방문했다고 윤 전 총장 측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의 환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수십년간 몸 바쳐 싸워오신 분"이라며 "민주주의가 다시는 반민주, 반법치 세력에 의해 유린되지 않도록 수호하는 것이 후대의 책무"라고 했다.

오후에는 좌승희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을 만나 재단을 둘러봤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 및 수출 진흥 상황 등을 꼼꼼히 살핀 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 현대사의 빛나는 업적을 생생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2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최모씨는 이번 재판에서 징역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2021.7.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 전 총장의 '뚝심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리고 있다. 장모 등 처가 관련 사안과 자신의 문제를 분리하는 '투트랙 대응',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것이라는 '자신감', 당혹한 기색을 숨겨야 한다는 '위기론'까지 분분하다.

한 법조인 출신 야권 관계자는 "애초부터 윤 전 총장의 장모 재판은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1심 재판부가 증인신문을 1회만 하고 선고공판을 연 점도 의문스러운 대목"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으로선 항소심 등 남은 사법절차를 통해 충분히 반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모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가 윤 전 총장의 대권행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기부터 일정하게 선을 그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그간 누누이 강조해 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라는 짧은 입장을 냈다. 검찰의 기소나 재판부의 판결 등을 존중한다는 원칙론이다.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도, 장모의 일은 사법적 판단의 영역인 만큼 윤 전 총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윤 전 총장 측으로서도 이번 장모 1심 판결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내부적인 당혹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애써 '담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윤 전 총장 측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7시쯤 입장문을 통해 "가족 관련 사건 결과에 대해 대변인실에서는 별도의 입장을 말씀드릴 계획이 없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낮 12시 장모 최모씨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윤 전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법 적용에 예외 없다"는 짧은 입장을 냈다. 불과 5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번복하는 혼선이 빚어진 셈이다.

윤 전 총장이 나흘간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것도 이번 1심 판결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오는 4일까지 공개 일정이 없다고 공지했다. 유일한 공개 일정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실 방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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