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열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패녈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를 뽑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비(非)이재명계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경선 연기론으로 시작된 신경전이 국민 면접관 교체 소동으로 격화한 상황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대깨문' 발언까지 나오자 비(非)이재명 후보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견제하는 일부 친문(親 문재인)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노무현 정권 말기 때 일부 친노 세력은 정동영을 안 찍었다. (그래서) 500만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고 정동영 후보는 떨어졌다"고 직격했다.


송 대표는 "그 결과 어떻게 됐나. 철저한 검찰 보복으로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게 되는 비극적 상황이 발생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 '누가 되면 차라리 야당 하겠다'라고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고 제대로 성공시킬 수 없다는 걸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어느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든지 당이 원팀이 돼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강성 지지층을 비하하는 말인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란 단어를 사용한 데 이어 이 지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비이재명계의 반발이 나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친노가 안 찍어서 과거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고, 나아가 (당대표가)막 경선이 시작된 판에 아예 특정 후보가 다 확정된 것처럼 사실상 지원하는 편파적 발언을 했다니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에 가세했다.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원팀으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당원들은 모욕감을 느꼈다"며 "민주정부 3기를 지켜낸 민주당원들과 민주정부 4기를 위해 달려가는 '원팀' 민주당은 그 품격에 맞는 당대표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오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정신에 맞는 당대표로서의 역할인 공정한 경선 관리를 수행해 주기 바란다"면서 송 대표의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이낙연, 정세균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1.7.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 전 총리도 송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국민 면접관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이 '조국 펀드'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율 회계사를 대선 경선 후보 국민 면접관으로 섭외했다가 비판 여론에 취소한 일을 직격한 것이다.

당시 정 전 총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 최고위원들도 비공개 회의에서 송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지도부는 김 회계사 섭외를 철회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송 대표는 "발언 취지는 '우리가 다 하나가 되자', '특정인을 배제하지 말자'는 취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선연기 논란부터 이어져 온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문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전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송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무더기로 올라오며 한때 당 공식 애플리케이션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송 대표의 발언 이후 12시간 동안 2000개에 가까운 글이 올라온 권리당원 게시판은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는 이들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한 권리당원은 송 대표를 향해 "대놓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송 대표는 사퇴하라"고 직격하는 반면, 다른 당원은 "이 지사가 아니면 정권 빼앗기는 것 아니냐. 이 지사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고 주장했다.

다만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은 새 인물, 새 구도 없이 뻔하게 흘러가며 흥행에서 부진을 겪는 여권의 경선판을 또다른 의미에서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송 대표는 내년 3월9일(대통령선거일)까지가 대표 임기라고 결심을 세운 셈이다. 정권재창출에 '올인'한 것"이라면서 "송 대표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밋밋한 경선에 국민과 당원의 관심을 유도한 효과는 확실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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