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정부 결정이 나온 이후 한산한 명동 거리의 모습. /사진=양진원 기자
"이제 한계예요. 가뜩이나 손님이 없었는데 4단계가 시작되면 더 못 버틸 것 같아요."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밝힌 9일 머니S는 점심시간이 갓 지난 무렵 무교동과 명동 거리를 직접 찾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로 안정세를 보일 때만 해도 다소 활기를 띠던 이 지역의 거리 곳곳에서는 자영업자의 한숨소리가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명동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이제 희망이 없다"며 "앞으로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어떻게 버티냐"고 하소연했다. 이미 오후 10시 영업 제한으로 매출 감소에 시달리던 명동 자영업자들은 이제 폐업위기에 몰렸다.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2인 제한… 자영업자 "생존의 위협"



한때 사람들로 북적이는 명동 거리에 임대로 나온 매물들이 부쩍 늘었다. 사진은 9일 명동 거리에 임대로 나온 한 상점의 모습. /사진=양진원 기자
"우리더러 죽으라는 건가요? 2명 이상 모이면 코로나가 퍼지는 건가요?“

무교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정모씨는 가게를 방문한 기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결정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필요한 방역대책은 실시하지 않고 이런 결정 이후 손해를 메워주는 것도 아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벌금이 300만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무교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30대 이모씨도 기자의 질문에 체념하듯이 "영업시간을 늘려줘야 살 수 있다"며 "지금도 매출이 줄어서 상황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무교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 역시 "가뜩이나 올해 사업을 시작해서 경험이 없는 상황"이라며 "직원들 월급과 월세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정부의 방역지침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음에도 정부의 결정에 힘이 빠진다고 밝혔다. 그는 "가림막도 높은 것으로 구입했고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 요구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손님들은 자기들이 어려서 코로나19에 괜찮다는 태도를 보여 더욱 애를 먹는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적 모임을 2인으로 제한하는 것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턱없이 모자란 정부 지원금… "이제 지쳐서 아무 생각 안나" 

그동안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됐다는 자영업자들은 찾기 어려웠다. 사진은 무교동의 한 식당 내부의 모습. /사진=김동욱 기자
지난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소상공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이 이뤄졌다. 3차와 4차 재난지원금도 비슷했다. 지원 금액의 변동은 있었지만 직접 피해를 본 계층을 상대로 지원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됐다는 자영업자는 찾기 어려웠다. 인터뷰에 응해준 모든 자영업자들은 한결같이 "지원금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이모씨는 인건비도 충당 못하는 정부지원금을 비판했다. 그는 "주방에서 2명 인건비도 충당이 안된다"며 "알바 인건비도 감당할 수 없어 일하던 사람들 다 내보내고 70이 넘는 남편과 아들까지 식당 일을 돕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교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도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은 거의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월세, 공과금은 최소한 보전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지원금으로는 택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 등 다른 나라는 정부지원금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소한 그 정도 금액은 지원해줘야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사를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