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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최근 ‘몸값’ 1조원 이상 하반기 IPO 대어들의 증권신고서를 잇달아 반려했다. 금융당국이 퇴짜를 놓은 가장 큰 이유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 탓이다. 금감원은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에 이어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공모가 및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기준을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모가는 상장 주관 증권사의 평가에 따라 희망공모가를 산출한 뒤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정해진다. 크래프톤은 공모가를 산정할 때 국내 게임업체가 아닌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업체를 비교 기업에포함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페이팔·스퀘어·파그세구로 등 글로벌 결제서비스업체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비교 대상에 포함시켜 기업 가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공모가를 직접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증권신고서를 반려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공모가 인하 압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이 사실상 ‘공모가 개입’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에서는 두 가지 시선이 대립하고 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과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핵심은 시장 수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해져야 할 공모가 산정에 금융당국이 개입한 게 정당한지 여부다. 명확한 근거 없이 공모가를 고평가라고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나란히 IPO를 진행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둘 다 해외 핀테크 기업을 가치 산정의 비교군으로 삼으면서 ‘몸값 부풀리기’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상장이 밀린 카카오페이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예정대로 오는 8월5일 상장한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금감원의 과도한 공모가 개입으로 인해 해외증시 상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이다. 올해만 해도 유동성 장세에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기업이 상장 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모가가 적절하게 산정되지 못하고 지나친 거품이 낀다면 피해는 결국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공모가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다. 기록적인 청약 돌풍을 일으켰지만 증시에 입성한 뒤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동안 개인투자자는 고평가된 가격에 매수하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과열된 시장을 식히고 더 많은 투자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나섰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계속되는 IPO 고평가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첫 단추인 공모가를 현실적으로 설정하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금융당국이 빼내든 칼날이 공모가 거품 논란을 잠재우고 건전한 공모주 시장 형성에 첫걸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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