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이장호 기자 =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해 최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글이 "기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23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의 공판을 열고 이 전 기자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으로 허위사실이 담긴 글을 올려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게시글엔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에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준비해뒀다"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기자는 "한국어 문해가 되는 사람이면 알텐데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이 첫 문장부터가 기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며 "기자한테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에 돈 줬다고 하라"고 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전혀 없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엽기적이다" "괴물같은 생각"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 전 대표를 취재한 것에 대해선 "유시민 이사장이나 도종환 전 장관 등에 대해 많은 기자들이 의구심을 가진 사건이었다"며 "사기꾼하고 결탁해 몰카를 찍는 언론도 있지만 다른 언론사 대부분도 관심을 갖던 상황이었다"며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MBC를 비꼬기도 했다.

이 전 기자는 '제보자X' 지모씨의 함정에 빠졌다고도 했다.


그는 "지씨가 저를 낚은 부분은 제 판결문(강요미수 혐의)에도 적시돼 있다"며 "유시민 이름이 가장 많이 나와서 취재할 때 유시민을 안 묻는 것이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 사칭하고 몰래카메라 찍는 언론사 외에는 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MBC에 대해선 "이 사건으로 기자상도 탔는데 본인들이 검언유착이라 안했고 피고인(최강욱)이 검언유착 창시자라 이야기하더라"고 지적했다.

이 전 기자는 최 대표가 올린 게시글로 인해 실제 피해도 입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 대표 게시글) 관련 이야기를 다룬 유튜브 조회수가 수백만회에 달한다. 제일 슬펐던 것은 저에게 극단적 선택을 종용한 악플"이라며 "저는 사실상 인격 살인을 당했지만 아직 진실이라 믿는 지지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이 전 기자는 "강요미수 무죄 판결이 나온 후 최 대표에게서 사과를 받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가장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검언유착' 허위사실 유포 혐의 관련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최 대표 측 변호인이 반대신문에서 "검찰 고위관계자를 이렇게 함부로 팔아도 되는 거냐"고 묻자 이 전 기자는 "지씨가 저한테 함정을 파서 사기를 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내가 당시에 심재철과 이정현 검사장 이름을 댔어도 구속이 됐겠냐"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증인과 돈독한 신뢰관계인 검찰이 요청하니까 관련 수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증인이 총대를 맨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기자는 "저를 명예 남부지검장으로 만들어주시는데,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는지 신기하다"며 "저 바쁩니다. 제가 그런 거 하는 사람입니까?"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이 전 기자는 자신은 신라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공익 목적으로 취재를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증인신문이 끝나고 재판장은 "이 사건은 최 대표가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이 전 기자 명예를 훼손했느냐는 것"이라며 "증인신문 양상이 마치 이 전 기자 피고인신문 같았다"며 다음 공판부터는 명예훼손 구성요건에 관해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이 전 기자는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최 대표가 사과를 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면 어떻게 할지 고민과 기대를 갖고 왔는데 괜한 고민이었다"며 "국민 한사람에 대해 허위사실을 창조하고 유포해 인격살인한 국회의원"이라고 비난하다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 전 기자는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이 전 대표에게 여권인사 비위정보를 제보하라며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 전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한 검사장과의 공모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고 이 전 기자는 지난 1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최 대표 측 변호인은 "맥락과 배경, 사회·정치적 의미와 법적·윤리적 의미를 해석해서 비평으로서 글을 게시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