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대일 '투트랙' 기조 재확인했지만…작동 난망
광복절 경축사 통해 '포용' 강조하며 "대화의 문 열려 있다"
日정부 각료들은 '야스쿠니 참배'로 찬물…관계 개선 요원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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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임기 중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일본과의 일제강점기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협력은 분리하겠다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며 그 선결을 요구하고 있어 "양국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조선건국준비위 부위원장이었던 안재홍 선생의 1945년 8월16일 방송연설을 언급하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안 선생은)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면서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일 양국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공통 가치를 기반으로 분업·협력을 통한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다"면서 이는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바로잡아야 할 역사문제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한일 양국 간 현안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기후위기 등 전 세계적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양국 간 과거사 갈등에도 불구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을 상대로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취해온 상황. 문 대통령은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선 일본발 수출규제 강화조치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언급했고,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해서도 양국 간 '공식 합의'임을 분명히 했었다.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위안부합의에 따라 설치했던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화해·치유재단)을 해산했단 이유로 "한국이 위안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일본 측은 우리 정부의 화해 시도에 계속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왔다. 우리 정부는 올 7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일본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간 첫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매번 일본 측의 '미온적' 반응 때문에 무산됐다.
이 사이 한일 간엔 일본의 '해묵은' 독도 영유권 주장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방류 문제 등으로 갈등의 골이 더 깊게 파였다. 이번 광복절에 즈음해선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주요 각료들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13일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하고, 15일엔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발표했지만, 일본 측으로부턴 오히려 "자국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한 선조에게 존경하고 숭배하는 마음을 갖고 참배하는 건 당연한 일"(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란 등의 반응이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스가 총리가 내달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점도 문 대통령 임기 말 한일관계 개선 동력을 살리기 쉽지 않은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일본은 10월 전에 총선(중의원 선거)도 치러야 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투트랙'은 한일관계가 나쁠 땐 작동하지 않는다"며 "외교적 레토릭(수사)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계기 한일정상회담 당시에도 "미래지향적이고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를 위한 협력, 셔틀외교 복원 등을 얘기했지만 실제 행동으론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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