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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8일 안건조정위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허위 또는 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여당은 이를 "가짜뉴스 피해 구제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언론중재법은 피해 구제가 아닌 '징벌적 배상'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상 언론 재갈물리기"라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 선진국에는 잘못된 보도를 한 언론사 등에 수천억원을 배상하게 하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제한적인 조건에서 적용된다.
영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대표적이다. '확정적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증명돼야 해당 보도가 명예훼손으로 인정받고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마저도 매우 드물게 선고되는 추세다. 배심원의 주관적 판단이 재판 과정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는 언론 보도를 겨냥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직접 규정한 법률이 없다.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만들 수 없다'는 수정헌법 1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뉴햄프셔주와 매사추세츠주 등에서는 "불안에 의한 자체검열을 조장함으로써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권리를 위축시킨다"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 언론이 '가짜뉴스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5월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 사건 당시 적잖은 언론이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기사화했다.
사실과 거짓을 가려내고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다. 시민들은 언론 종사자들에게 그 역할에 충실했느냐고 묻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징벌적 손배배상은 대책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국내에는 이미 언론 피해를 구제할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언론중재법에 따라 피해자는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를 통해 신속한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제도를 손보거나 강화하는 것이 '피해 구제'에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박종철 고문치사' '최서원(옛 최순실)씨 태블릿 PC' 등 권력형 비리에 맞선 언론의 보도를 가짜뉴스로 매도하는 목소리가 늘 존재해 왔다. 가짜뉴스를 잡겠다는 언론중재법이 감시견 역할을 하는 '진짜뉴스'를 통제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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