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2020.12.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후배 시인이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자 오히려 '자신과 연인관계였다'는 취지의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시인 박진성씨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8부(부장판사 윤도근)는 지난 19일 시인 A씨와 A씨의 배우자가 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는 A씨에게 800만원, A씨 배우자에게 2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씨는 A씨를 스토킹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한 것처럼 표현된 산문을 문학잡지에 게시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반소(맞소송)를 냈으나 기각됐다.

앞서 A씨는 2016년 12월 한 문학잡지에 박씨에게 스토킹을 당했다는 내용의 산문을 기고했다. 박씨의 실명은 담기지 않았지만 박씨가 특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박씨는 자신의 트위터 및 블로그에 45차례에 걸쳐 A씨가 자신과 연인관계였다는 취지의 글과 함께 A씨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에 A씨는 박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내렸다.


박씨도 A씨가 산문을 기고한 것이 허위의 사실를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형사 고소했지만, 검찰은 마찬가지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했다.

검찰이 양측 고소에 관해 모두 불기소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A씨는 박씨가 자신의 실명과 산문 등을 거론하며 마치 연인관계에 있었던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아울러 A씨의 배우자도 박씨가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며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담당한 재판부는 "박씨가 A씨 관련 글들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함으로써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따라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박씨의 주장 중) 허위사실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일부 포함되어 있더라도, 박씨가 기재한 표현들은 전체적으로 A씨와 박씨가 연인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것"이라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박씨가 A씨가 작성한 산문에 대한 해명을 하려는 목적에서 글들을 게시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해명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새로운 법익침해를 야기하는 것"이라며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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