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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해 기준 하루에 강아지 357마리가 버려졌다. 지방자치단체는 유기견을 거둬들여 보호한 후 일정 기간(10~30일)이 지나면 안락사시킨다. 자원봉사자 중심의 민간 유기동물보호단체는 안락사를 막기 위해 유기견을 데려와 보호하고 있으나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머니S’는 민간단체가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민간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찾았다.
“왈왈(반가워요).”
지난 2일 경기 파주시 민간 유기동물보호단체 ‘쉼뜰’. 머니S는 이곳에서 봉사활동 일환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유기견들과 시간을 보냈다.
파주 소재 유기동물보호센터 쉼뜰은 번화가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했다. 기자들은 도로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약 20분 동안 보호소를 향해 걸어갔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좁은 길을 힘들게 걸어서 보호소에 도착했고 그곳에선 유기견들의 ‘합창’ 소리가 들렸다.
쉼뜰에서 처음 만난 ‘몽태’는 취재진에게 달려들어 기자가 착용한 마스크를 핥았다. 간식을 들고 “엎드려!”라고 외치자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엎드렸다. 기자는 신나게 반겨주는 몽태를 보고 웃음이 나왔다. 기자는 몽태와 놀아준 후 목장갑을 끼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운동시간은 배변 치우는 시간이에요”
쉼뜰은 특정 시간별로 유기견 4~6마리가 동시에 운동하도록 조를 짰다. 쉼뜰 관계자는 “운동시간은 곧 배설물 치우는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며 물티슈, 휴지, 비닐봉지, 알코올 등을 건넸다. 유기견이 볼일을 보면 휴지를 이용해 비닐봉지에 변을 넣는다. 그 후 물티슈로 변 흔적을 깨끗이 없앤다. 마지막으로 알코올로 소독하면 끝이다.
새로운 유기견이 나오자 관계자는 “저 아이는 낯을 많이 가리니 다가가지 말고 다른 친구들은 배와 등을 만져주면 좋아한다”고 알려줬다. 관계자가 가리킨 유기견을 보는 순간 친화력 좋은 강아지가 기자를 향해 달려왔다.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친해졌다.
한 지붕 여러 강아지인 만큼 다툼은 항상 있다. 기자는 싸움의 중재자 역할도 맡아 유혈 사태를 사전에 방지했다. 유기견끼리 장난이 격해지면 서로를 물기도 했다. 이 경우 “싸우지마”라며 서로를 떼어 놓았다.
오후 2시30분쯤 밖으로 나온 ‘어스, 두식, 예리’는 대형견들이었다. 유난히 밝고 활동량이 많았다. 좁은 견사에 갇혀있는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해방감으로 강아지들은 곧잘 달렸다. ‘어스’와 ‘두식’이의 배변을 치우는 사이 강아지들이 기자에게 달려들었다. 기자는 상처가 난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하고 놀아주면서 개들과 친해졌다.
‘찰칵’… 돌봄을 부르는 소리
관계자는 유기견들의 몸 상태를 촬영했다. 촬영 이유를 묻자 이 관계자는 “몸 상태가 안 좋은 친구들은 사진을 찍어서 직원들에게 전송한다”며 “이곳엔 연계병원이 있는데 빨리 (상태가) 전달돼야 치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자는 관계자가 신경쓰지 못하는 유기견들의 몸 상태도 함께 살폈다. 아무렇지 않게 뛰어놀던 유기견의 귀에서 피가 났다. 기자는 다급하게 관계자를 불렀다. 관계자는 “생각보다 상태가 심하다”며 “반대쪽 귀에도 피가 난다”고 말했다. 이후 보호소에 구비된 약을 준비해 상처를 재빨리 치료했다.
간단한 치료 후 시간이 지나자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렸다. 쉼뜰 관계자들은 쉬는 시간마다 개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운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앞선 촬영과는 이유가 달랐다. 관계자는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호소 관계자 단체 채팅방에 올린다”며 “운영자분들이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서 아이들이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후 들리는 ‘찰칵’ 소리는 돌봄과 관심의 손짓으로 느껴졌다.
동정보다 많은 ‘눈’이 필요했다
관계자들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쉬지 않고 견사를 청소하고 유기견들을 돌봤다. 기자들은 관계자에게 “고생하신다”며 말을 건넸다. 그들은 “이렇게 돌봐도 입양하시는 분들은 극소수다 보니 걱정이 많다”며 “최근 봉사자 수도 줄어 저희가 조금 더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평일 봉사자의 발길은 줄어든 지 오래다. 이날 쉼뜰을 찾은 봉사자는 기자들 뿐이었다. 유기견들은 사람들의 발길을 그리워하는 눈치였다. 짐을 챙기고 자리를 떠나려 하자 유기견들은 달리기를 멈추고 기자들을 배웅했다. 견사를 벗어나자 유기견들은 기자들을 향해 또다시 ‘합창’하듯 짖었다. 처음과 다르게 울부짖는 소리로 들렸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갓길에 하루를 정리하며 기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반려견을 키우는 기자는 “불쌍하기보단 정이 금방 들어 계속 돌봐주고 싶다”고 말을 건넸다. 또 “아찌(기자 반려견 이름) 친구를 만들어 줄까 했는데 저 아이들 가운데 한 마리를 데려오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동료 기자는 “유기견의 새로운 가족이 돼 (그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자신이 처한 환경, 경제적·시간적 여유, 한 생명을 다룬다는 책임감 등이 필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기자는 고민 끝에 ‘지금 당장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결론내렸다.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의 관심으로 한 마리라도 가족을 찾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개를 돌본다’는 말 한마디에는 ‘외로워서, 귀여우니까’와 같은 이유로는 감당 못할 무거운 책임감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쉼뜰에서 만난 강아지들은 한때 가족의 사랑을 받았던 아이들이다. 그들의 전 주인은 외로워서 또는 귀여워서 키우다가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자 아이들을 쉽게 버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난 만큼 시민의식도 높아져 더이상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나오지 않길 바라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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