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형제도 헌법소원 청구를 밝히고 있다.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사형제도를 규정한 형법 제41조 제1호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2019.2.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김민수 기자 = 10월10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이 19주년을 맞았다. '완전한 사형제 폐지'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세계적 추세와 정부·여당의 기조는 사형제 폐지로 향하고 있지만 국민 여론은 찬반이 나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연내 사형제 위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최근 국회에는 사형 폐지 특별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대권주자들도 사형제 폐지와 관련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9번째 사형제 폐지법안 발의…대권주자들, 사형제 찬반 목소리

1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사형을 대체할 형별로 가석방을 할 수 없는 '종신형'을 제시한다.


국회에 사형제 폐지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9번째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는 '실질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법률적으로는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다.

다음 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권주자들도 사형제 존폐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8월 말 생후 20개월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학대 살해한 20대 흉악범에 대한 언론 보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제가 대통령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홍 의원이 언급한 사건을 두고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선 사형 집행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뜻을 전했다.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사형 폐지주의자"로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사형제 폐지의 근거로 "잘못된 판결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 사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2.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헌재 3번째 사형제 헌법소원 심리 중…연내 결론 날까

현재 헌법재판소는 2019년 2월부터 3년째 사형제에 대한 헌법소원 심리 중이다. 이 판결에 따라 우리나라가 완전한 사형제 폐지 국가가 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헌재가 이르면 연내 심판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헌재는 1996년, 2010년 2차례 사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헌재에 "사형제도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인권위는 "국가는 인간의 생명권을 보호, 보장할 의무만을 부담할 뿐, 이를 박탈할 권한은 없다"고 봤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사형폐지국은 108개국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전 세계 국가의 3분의 2를 넘는 144개국이 법적 및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에 속해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집행된 사형 중 88%는 이란, 이집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뤄졌다. 사형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중국, 북한, 시리아, 베트남은 통계에서 제외됐다.

우리나라에는 60명이 사형확정을 받고 집행대기 중이다. 하지만 1997년 12월30일 사형을 집행한 이후로 현재까지 24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2007년부터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사형제 폐지와 관련해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딛었다. 유엔의 '사형집행의 일시적 유예'(모라토리엄)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국민 4명 중 3명은 사형제 '찬성'…'폐지 쉽지 않겠다' 분석도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13~1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7명 중 779명(77.3%)가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람들을 경악하게 하는 흉악·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제 유지뿐만 아니라 사형 집행의 부활 요구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다만 사형제의 범죄 억지력은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형집행이 없었던 2000년대 들어 성폭력을 제외한 살인·강도·방화 등 강력범죄가 계속 줄어든 반면, 사형집행을 했던 1990년대에는 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매년 들쑥날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사형제 존치로 모아져 있기 때문에 사형제를 폐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는 "사형제를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사형 집행도 어렵겠지만 폐지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숙 민변 변호사도 "흉악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사형제에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폐지는 어렵고 현상 유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는 세계 사형폐지의 날 성명에서 "참혹한 범죄에 대한 처벌이 복수를 하듯 생명을 빼앗는 방식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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