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사의 운임 담합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을 두고 해양수산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해운업계는 8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과거 한진해운 파산 사태와 같은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수부 및 산하 기관 종합국정감사에서 "해운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 안에서 질서 있게 된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없고 법을 집행한 적도 없다"며 "해당 범위를 벗어나서 벌어진 일탈 행위에 대해 법을 집행해 왔고 대법원의 일관된 판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행위 중 122건이 해운법의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불법적인 담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주된 공동행위 19건은 해수부에 신고해 아무 문제가 없고 기타 해수부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122건에 대한 세부 협의도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이어 "공정거래법 적용과 관련해 공정위와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만에 하나 해운사의 위법 사항이 있더라도 해운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무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동남아 항로에서는 경쟁이 치열해 운임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는데도 부당하게 운임 인상을 공모했다고 한다"며 "국적 선사 12곳의 컨테이너선 90여척을 다 팔아도 4000억원 수준인데 8000억원의 최대 과징금이 부과되면 과거 한진해운 파산 사태의 어려움이 재현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공정위는 국내·외 선사 23곳이 한국-동남아시아 노선에서 운임 담합을 벌인 것으로 보고 8000억원 과징금 부과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선사 12곳이 물어야 할 과징금 규모는 최대 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해운업계가 공정거래법 19조에 따라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 측 주장이다.

해운업계는 공동행위는 불법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해운법에 근거해서다. 해운법 29조 1항은 정기선에 대해선 선사 간 운임·선박 배치, 화물의 적재, 그 밖의 운송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