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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석 뒤편 창문 유리에 붙는 스티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며 엔진룸의 보닛 후드 안쪽에 붙는 스티커는 환경부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엔진의 형식 인증과 배출가스 등 환경과 관련된 정보를 담는다. 전기차는 배출가스를 내뿜는 내연기관인 ‘엔진’이 없으므로 엔진룸 안쪽 스티커엔 상온과 저온에서의 주행거리를 포함한 환경부 인증 사항이 포함된다.
최근 전기차 운전자가 혼란을 겪는 이유는 같은 기준에 따라 측정한 내용임에도 각각 스티커에 표시된 내용이 달라서다. 산업부가 날씨 등 실제 운행 환경에서의 변수를 감안, 업체들이 측정한 값을 5% 내에서 낮춰 신고할 수 있도록 한 반면 환경부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지급기준에 맞춘 수치를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치를 낮춰 신고할 수 있는 산업부 인증 주행거리를 주로 활용한다. 추후 정부가 연비 검증 등을 실시했을 때 결과 값이 신고한 수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이에 따라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하는 데다 ‘허위 신고’를 한 만큼 소비자 소송이 뒤따르고 기업의 이미지 실추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이유로 자동차정책을 총괄하는 대표기관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여러 정부부처의 의견을 한데 모으고 소비자와 업체 사이의 갈등을 해소할 창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요 교통선진국에선 자동차정책과 관련된 독립행정기관을 세워 힘을 싣는다.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 독일 연방자동차청(KBA), 영국 자동차산업청이 대표적이다. 반면 한국은 자동차 하나를 두고 여러 부처가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하며 목소리를 키웠고 산업부는 에너지와 관련된 부분을 총괄하며 자동차 자체의 구조 및 안전 등의 내용은 국토교통부의 몫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 피해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미래 모빌리티를 논하며 저마다의 정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의 중고차 시장 문제조차 수년째 방치한 상황이다. 한국은 현재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국내 자동차 보급대수도 2400만대를 넘어서며 인구 두 명당 자동차 1대를 소유한 자동차 강국이다.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임에도 정작 소비자를 위해 통합된 목소리를 내는 독립 창구가 없는 점은 ‘융합’을 전제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앞서 정부의 목소리부터 통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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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