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가 조만간 초대형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입조건이 일본을 비롯한 11개 회원국 만장일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무역의 날' 기념사에서 CPTPP 가입 검토를 언급한 이후 CPTPP의 유불리에 대해 분석 작업을 가져왔다. 이르면 내달 초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CPTPP 가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CPTPP는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를 선언하자 나머지 11개국이 이듬해 출범시킨 협의체다.
CPTPP 회원국의 인구는 총 6억9000만명, 그리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9%, 교역량의 14.9%를 차지한다. 이들은 Δ농수산물과 공산품 역내 관세 철폐 Δ금융·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Δ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금지 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의장국은 일본이며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우리 정부는 CPTPP의 전신인 TPP 가입과 관련해서도 그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다. TPP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 만큼 사실상 '중국 리스크'가 우리 정부의 입장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CPTPP도 미국이 비록 탈퇴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또한 미국은 없고 의장국 일본 만 있는 CPTPP 가입에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11개국 회원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국과는 이미 FTA를 체결한 상황이라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련의 상황에서 미국의 CPTPP 복귀 가능성이 계속해서 점쳐지고 있고,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정책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도 지난달 가입 신청서를 냈다.
중국이 가입 의사를 밝힌 일주일 뒤에는 대만도 가입을 신청했다. 이는 '통상환경의 격변기'에 한국만 뒤쳐질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왔다.
단 우리가 가입을 신청하더라고 결국 일본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만장일치제인 만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를 감안할 때 일본이 정치적 판단을 더 우선시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이다.
또한 최근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미온적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무리 한일관계를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가입을 정무적 판단으로만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이 그간 CPTPP가 추구해온 정신과 조건에 부합하는 데 일본이 거부한다면 CPTPP에서의 자신들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며 "그러한 상황을 일본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도 "노골적으로 일본 때문에 CPTPP 가입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관계가 껄끄럽더라도 일본은 총리가 바뀌었고 한국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이 전면에 나서서 반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