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버지니아 하이랜드 파크에서 테리 매콜리프 민주당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최근 미국 조야에서 '한국을 핵무장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전략적 안보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제니퍼 린드, 대릴 프레스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가져야 할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의 불법적 핵개발과 그에 따른 위협을 이유로 한국이 핵확산방지조약(NPT) 제10조에 따라 NPT에서 공식 탈퇴하고 미국이 이를 인정해 한국의 핵개발을 도울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공격으로 미국 도시들이 파괴될 수 있는 상황에선 아무리 동맹국이라도 한국에 대한 핵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토비 달튼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26일 안보전문매체 '워 언 더 록스'에 이에 대한 반박글을 기고하면서 "한국의 핵무장이 위험하고 효과도 없으며 동맹과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비핵무기 수단으로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북한과 중국의 안보위협에 대처하는 현실적이고 안전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한 핵무장론이 대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주일 미군 축소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020년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앞으로 두 달간의 주요 논의 의제가 될 것"라고 발언한 바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견제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일 핵보유론은 중국을 압박하고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조야에서 검토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한반도에 제공하고 있는 확장억제(핵우산) 전략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타당한가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본토가 핵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을 용인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배경이다. 특히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젊은 장병들이 북핵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다.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결정을 한 뒤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수복되자 미국이 다른 동맹국에서 발을 뺄 수도 있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더이상 미국 젊은이들의 피를 흘리게 해선 안된다'는 점을 철수 배경으로 밝혔다. 이와관련, 우리로선 주한미군 감축 뒤 철수까지 이어질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공항에서 탈레반 전사들이 차량을 타고 순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현재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전혀 논의할만한 가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담당 부차관보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 주최 화상 대담에서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및 핵 공유 요구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정책은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해당 공약을 발표한 사람들이 미국의 정책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난 26일 한미는 '고위급 군축·비확산 협의회'를 열고 핵과 생화학무기 확산 방지에 논의하는 등 이에 대한 논의를 일축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미국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통해 동맹국에 안보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동맹국가들이 핵을 가지면 동맹이 흔들리고 미국의 안보제공이 무의미해지고 전체적으로 NPT 체제가 무너질 수 있어 미국은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미국에 이러한 우리의 우려를 이야기할 필요는 있다"면서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러한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대북정책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계속해서 도발을 감행하고 있어 핵개발을 가속화 할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고 미국에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미국 내 여론에 따라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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