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2021.8.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이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서울시의회와 협치 시험대에 오른다.

일찌감치 서울시 예산 구조조정을 예고한 오 시장 입장에서는 '바로 세우기'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의회에서는 '박원순 지우기'라고 벼르고 있어 예산안 심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내달 1일 시의회에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한다. 이후 시의회 심의 과정을 거쳐 연말쯤 예산이 확정된다.

오 시장은 앞서 전임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방만한 재정운영을 지적하며 "2022년 예산 편성을 통해 예산사업의 재구조화와 지출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빚을 내서 마련한 예산이 사용된 곳들을 보면 미래에 회수가 가능한 투자는 별로 없고, 빚 돌려막기가 아니면 일회적 선심성 지출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서울시의 지출 구조조정과 사업 재구조화 등 상당 부분 변화가 예고된다. 반면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을 비롯해 소상공인, 청년 등 지원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TBS 라디오 출연자 김어준씨의 정치 편향성 논란에 매년 TBS에 지급하던 출연금을 100억원 가량 삭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전 시장 시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마을 공동체나 시민 참여 사업 예산 등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서울시 바로세우기'라는 입장을 명확히 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인호 서울시의회의장. 2021.6.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면 전체 11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99석을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에서는 '박원순 지우기'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예산안 심의는 시의회 권한인 만큼 오 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 예산을 낱낱이 들여다보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때보다 예산안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예산안 심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월 추경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도 오 시장의 저소득층 학생들의 온라인 교육 지원 사업 '서울런' 구축 사업 예산 48억원이 상임위 단계에서 전액 삭감 됐다가 예결위에서 22억원만 삭감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번 본예산도 서울런을 비롯해 내년도 시범사업을 예고한 선별복지 '안심소득', 오 시장이 공들여 발표한 중장기 계획 '서울비전2030' 등 오세훈표 사업을 놓고 오 시장과 시의회의 힘 겨루기가 예상된다.

다만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할 권한은 있어도, 증액할 권한은 없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이번 예산안 편성에 활발한 물밑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예전부터 예산안 심의는 '정치의 과정'이라는 말이 있다"며 "시의원들도 내년 선거에 대비해 증액이 필요한 예산이 분명 있으니 삭감 권한을 가지고 시 집행부와 정치적 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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