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등검찰청 인권보호관·오른쪽)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소환조사를 마친 가운데 '윗선'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까지 직행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뉴스1
'검찰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등검찰청 인권보호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소환조사를 마쳤다. 손 전 정책관을 상대로 추가 소환을 검토하는 가운데 '윗선'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까지 직행할 수 있을지 공수처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2일과 3일 차례로 손 검사와 김 의원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가 시작된지 두달여 만에 이뤄진 소환조사라 이목이 쏠렸지만 공수처가 추가 증거 등 이른바 '스모킹건'을 제시하며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와 김 의원에게서 유의미한 진술을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제보자 조성은씨가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 상의 '손준성 보냄' 문구와 조씨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확보한 김 의원과 조씨의 고발장 전후 두차례 통화 녹취를 근거로 추궁했으나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전날(3일) 11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김 의원은 공수처가 가진 단서는 텔레그램상 꼬리표인 '손준성 보냄' 하나뿐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조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손 검사가 직접 보낸 것 같냐, 제 3자가 보낸 것 같냐'고 물어서 '기억했다면 이미 이야기하지 않았겠냐'고 답했다"고 조사 내용을 전했다. 또 김 의원은 "누가 (고발장을) 만들었는지 보냈는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수처가 피의자 조사에서 고발장 작성자나 전달자를 특정해 제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 손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도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자를 '성명불상'으로 기재해 수사력에 의구심을 샀다.

지난 2일 조사를 받은 손 검사도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적이 없고 부하 직원들에게 작성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수처는 손 검사 아래에서 일한 현직 검사 2명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손 검사가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을 경우 수사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공수처는 손 검사 조사에서 부하 검사 2명의 진술에 대해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제보자 조씨가 주고받은 폭파된 텔레그램 대화방을 공수처가 복원했을 가능성도 낮다. 손 검사 측과 김 의원 소환조사에서 모두 텔레그램 대화방이 복원됐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씨 휴대폰 텔레그램에서 추출한 파일 생성일시 등만 확인하고 해당 파일의 최초 작성자와 전달 경로 등은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공수처가 피의자인 윤 전 총장을 불러 조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수사가 진척될지 불확실하다.

대선 개입 우려를 일축하며 수사 마무리 시점으로 잡았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11월5일)이 임박하자 공수처는 더욱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에는 공수처 수사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 소환조사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우선 손 검사의 추가 소환과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손 검사와 김 의원의 대질조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