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을 지나는 시민들©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해 방역에서 모범을 보였던 국가들이 백신접종에서도 높은 접종률을 속속 기록하며 코로나19를 선방하고 있다. 호주가 지난 7일 16세 이상 접종완료율 80.46%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8일 0시 기준 18세 이상 인구 대비 접종완료율이 89.1%다. 일본의 경우 사망자 0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0명에서 많아야 10명의 낮은 사망자 수를 나타내고 있다.

◇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방역 모범에 이어 접종 선두국으로

앞서 영국 BBC는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한국, 홍콩, 대만,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을 방역 모범국이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국경 통제가 쉬운 섬나라였다. 방역모범국을 여기에 좀 더 추가한다면 이스라엘이나 독일 경우가 있다.


이들 방역 모범국들은 올해 시작된 전국민 백신접종에서도 괄목할만한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1월6일 기준으로 접종완료율이 가장 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스페인, 칠레, 한국, 덴마크, 아일랜드, 캐나다, 벨기에, 일본, 이탈리아,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뉴질랜드, 영국, 호주, 독일, 이스라엘 순이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 소위 방역모범국들이 속속 끼여 들어 있는 모양새다.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이들 나라들은 유럽이 재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 상대적으로 낮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중이다. NHK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일본 확진자 수는 162명, 사망자는 0명이다. 일본의 5일 기준 1회 접종률은 77.8%, 접종완료율은 73.1%다.


일본은 지난 5월 하루 사망자가 200명을 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고 지난 10월 하순부터 사망자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8월 수만명에 달했던 확진자도 현재 100~300명대 수준이다. 문제는 누구도 이렇게 된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방역 강화와 접종 효과라고 보기엔 갑자기 확진자와 사망자가 준 이유가 불충분하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힘을 잃은 것 아닌가 하는 가설도 세우고 있다.

지난 9월19일 일본 도쿄 시내를 걷는 시민들. © 로이터=뉴스1

호주는 7일 기준으로 일일 확진자는 1379명, 사망자는 10명을 기록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확진자 100명대에 사망자는 없거나 1~2명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9월 일평균 확진자 1만1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현재 확진자는 300명대, 사망자는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900만 이스라엘 인구 가운데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33만 명, 사망자는 8000명이 넘었다. 1차 접종률은 71.04%, 완전 접종률은 65.3%이다.

◇ 위드코로나 먼저 시작한 유럽 재확산…독일도 수만명 확진자


하지만 위드코로나를 가장 선도적으로 시작한 유럽은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네덜란드에서는 하루 1만1349명 확진자가 발생했고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수만에서 수천명의 확진자가 기본으로 발생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백신 접종이 증가해서인지 미접종 인구 중에서도 면역을 가진 이들이 많아서인지 사망자는 확진자 규모에 비해 매우 작은 상태다. 네덜란드도 사망자는 8명에 불과했다. 영국도 3만305명 확진자에 62명 사망자다.

눈여겨볼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의 경우 7일 기준 2만701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일에는 3만6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다. 독일은 1월 초 확진자가 영국에서 7만명, 11월 프랑스에서 하루 8만명으로 치솟을 때도 상대적으로 영국의 절반도 안되는 확산세를 나타내며 선방중이었다. 이탈리아 역시 지난 겨울 확진자가 4만명을 넘어 독일보다 피해가 컸다. 하지만 현재 독일이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 훨씬 많은 수만명의 확진자를 내고 있다.


러시아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 둘다 고공행진 중이다. 7일 기준 3만9165명 확진자에 1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싱가포르 경우 우리처럼 2000명대 확진자와 10명대 사망자를 나타내고 있다. 2553명 확진자에 17명 사망자다. 지난달 27일 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가 이제 하향세다.

유럽의 재확산은 겨울이 시작되는 계절적 요인, 너무 급격한 방역조치 완화 여파와 백신 접종률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예방접종률이 어느 정도는 되지만 러시아의 접종률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독일마저도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나 우리같은 경우 유럽에 비해 최대한 접종률을 끌어올린 후 위드코로나에 진입했다. 하지만 싱가포르나 독일같은 방역 모범국도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늘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 긴장감을 꾸준히 유지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위드코로나 이후 방심하면 순식간에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 2차 공개토론회에서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다 보면 하루 확진자가 2만5000명 발생할 수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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