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행정에 불만을 품은 한 민원인으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한 경북 포항시청 공무원의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이미지투데이
경북 포항시에서 근무 중 염산 테러를 당한 공무원 A씨 부인이 쓴 편지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A씨 동료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간병을 하시며 느끼신 애끓는 심정을 전한다"며 A씨 부인의 글을 공유했다.

A씨 부인은 "청천벽력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세상의 그 어떤 단어로도 담아낼 수 없었던 그날 남편의 사고소식"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오로지 눈만 살려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고 적었다. 

부인은 남편에 대해 "31년 외길인생 절반 이상을 교통과에 근무했고 땅길은 물론 하늘길까지도 모두 섭렵한 남편은 그야말로 교통에 특화된 공무원이었다"며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담당 주무관도 있고, 담당 팀장도 있는데 왜 하필 내 남편이어야 했는지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원망의 대상이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원망조차도 퍼부을 시간이 내게는 없었다"며 "남편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함께 전했다. 그는 "5분 단위로 안약과 연고, 화상 부위 드레싱을 하면서 며칠을 정신없이 병원에서 보내다 보니 죽을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그라지고 이제 이 상황에서 그래도 고마웠던 분들이 생각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직후 초기 대응을 잘해준 과내 직원들, 소리 없이 뒤에서 참 많은 것을 도와준 동료들, 응급실로 한달음에 달려오신 시장님.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시는 그분을 보며 남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지만 아마도 가슴으로는 웃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금만 힘을 써도 화상 부위 핏줄이 툭툭 터지는 기나긴 화상 치료의 길, 너무나도 끔찍했던 사고 트라우마 치료의 길이 남아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치료에 임할 것"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마음껏 다시 날개를 달고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꿈꾼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9시20분쯤 포항시청 7층 대중교통과에 60대 남성이 들어왔다. 그는 개인 택시 매매 금지에 불만을 품고 A씨에게 500ml 생수병에 담아온 염산을 얼굴에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