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요양병원에서 노인 환자가 갑자기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다친 사건에 대해 병원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1
요양병원에서 노인 환자가 갑자기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다친 사건에서 병원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병원장으로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업무상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환자에 대한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가 운영하던 요양병원에는 B씨(80)가 입원해 있었다. B씨는 딸과 면회를 마친 뒤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보이다 요양실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3층 높이의 건물에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A씨가 감시와 보호 인력을 늘려 B씨 돌발행동에 미리 대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담당 요양보호사는 B씨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을 몰랐고 A씨는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B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업무상과실이 인정되려면 어떤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 수 있었는지를 따져봐야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A씨가 운영하던 요양병원은 지방자치단체 점검에서 모두 적정 판정을 받았으며 B씨는 치매 검사를 받긴 했으나 진단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스스로 걷고 식사하는 게 가능한 상태였다.

A씨는 평소 보호사들에게 B씨를 더 신경 써달라고 지시했으며 딸과 면회한 뒤 심리 불안이 커진다는 점을 알고 미리 주의를 당부한 사정도 판단 근거로 언급됐다. B씨가 돌발행동을 하기 전에 특별히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진정된 상태였던 점도 제시됐다.


2심은 "사정을 종합하면 A씨나 요양보호사 등이 사건 당시 B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