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를 작곡한 고 안익태 선생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고소된 김원웅 광복회장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지난 5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나선 김 회장. /사진=뉴시스
애국가를 작곡한 고 안익태 선생의 친일 의혹을 제기했다가 유족으로부터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당한 김원웅 광복회장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강범구)는 지난 9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김 회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15일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회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입수했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에서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거나 방송에 나가 "안익태 선생이 일본의 베를린 첩보를 담당했다"며 "불가리아 민요를 표절해 애국가를 작곡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코리아 환상곡'은 '만주국' 등의 자기표절"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익태 선생의 친조카 데이빗 안(한국명 안경용)는 김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유족 측은 "망인이 첩보활동을 했다는 물증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며 "'일본의 독일정보망 책임자인 에하라 고이치의 특수공작원으로서 일본을 위해 첩보활동을 했다'는 김 회장의 진술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부경찰서로 보냈다. 경찰은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4월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도 약 5개월 동안 사건을 검토한 뒤 이번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안익태 선생이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본인이 작곡한 '만주국'을 지휘했고 애국가가 불가리아 민요 '오 도브르자의 땅이여'와 선율 전개가 유사한 점을 고려했다. 출현음 일치도가 58∼72%에 달하는 점과 학계에서도 '코리아 환상곡'이 '만주국', '쿄쿠토'(극동) 등의 자기표절이라는 주장이 있는 점 등도 근거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