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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나주경찰부대'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재심사유를 제한한 헌법재판소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A씨 등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나주경찰부대 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나주경찰부대가 인민군으로 가장한 뒤 자신들을 인민군으로 알고 환영한 주민들을 집단 살해한 사건이다.
A씨 등 유족들은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결정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시효소멸을 이유로 2009년 패소가 확정됐다.
그런데 헌재는 2018년 8월, 민법에서 정한 소멸시효 기산점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른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일부 위헌결정을 했다.
A씨 등은 헌재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재심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은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 해당 헌법소원 사건과 관련된 확정 판결에만 재심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조 6항은 헌법소원 인용시 형벌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고, 비형벌조항은 장래효만 가진다고 정하고 있다.
헌재법 조항들에 따르면 2018년 위헌결정 당사자들의 경우에는 확정된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해 구제받을 수 있다.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유족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A씨 등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 이전에 국가배상을 청구했다가 기각판결을 받은 경우는 다르다.
법원이 A씨 사건에 대해 이미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단을 하고 이 판결이 확정됐다면, 헌재가 이후 위헌결정을 하더라도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 헌재 결정이 과거 확정된 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사건의 피해자라도 2018년 헌재 결정 이전에 국가배상소송 패소 확정을 받은 유족들은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이전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지 않았던 피해자들은 헌재 결정을 근거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조항들을 놓고 재판관들의 의견도 5대4로 팽팽하게 갈렸다.
유남석 소장과 이종석·이영진·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비형벌법규의 장래효 조항과 재심사유조항은 입법자가 '구체적 정의 실현'과 '법적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자를 조화시키기 위해 입법 형성권을 행사한 결과"라며 "이 조항이 입법 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입법론으로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등에서 재심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피해자·유족에 대해 특별재심을 허용하여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재판관은 "해당 조항들은 확정판결에 따라 국가배상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될 국가의 법적 안정성 이익만을 중시한 나머지,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재심사유와 위헌결정의 효력 범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함으로써 재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 등은 "이 조항들로 인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했던 청구인들이 그렇지 않았던 자들보다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평등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보장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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