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30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변론에서 재판부가 성희롱을 판단한 주요 정황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인권위 측에 요구했다. 사진은 고 박 전 시장의 1주기 추모제가 열린 지난 7월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인 강난희 씨가 추모제를 마치고 슬픔에 잠긴 모습. /사진=뉴스1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변론에서 재판부가 "성희롱을 인정한 주요 정황자료를 제출해달라"며 인권위 측에 요구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30일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제기한 권고결정취소 소송 변론에서 "소의 적법 여부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실체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 측 대리인은 "결정문에 어떤 자료를 근거로 판단을 내렸는지 충분히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인권위 측은 "2차 가해가 심각했던 사건으로 피해 사실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고 공개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추가적 인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관련 자료는 비공개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모든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 아니고 인권위의 조사가 정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핵심 자료를 제출하라는 뜻"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재판부가 자료를 공개할 이유도 없고 인권위는 임의제출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1월 인권위는 박 전 시장 성희롱 의혹을 직권조사한 결과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 일부가 사실이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재발방지를 위한 개선 권고를 결정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인권위가 일방적인 사실조사에 근거한 내용을 토대로 마치 성적 비위가 밝혀진 것처럼 결정내렸다"며 인권위를 상대로 권고결정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 대리인은 지난 변론 때와 마찬가지로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이 성희롱을 했다고 판단한 조사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박 전 시장의 부인 강씨는 "판사님들이 정확하게 판단해 줄 것이라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