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을 둔 여자친구에게 아들을 학대하라고 지시해 숨지게 만든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여자친구에게 학대를 종용해 아들을 숨지게 만든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백승엽 재판장)는 3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40·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여자친구 B씨에게 훈육을 도와주겠다며 학대를 종용해 B씨의 아들 C군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이 기간 동안 대전 유성구 소재 거주지 등에서 손과 빨래방망이, 빗자루 등을 이용해 C군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은 끝내 숨졌다.

집에 설치된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로 학대 과정을 지켜보던 A씨는 "때리는 척만 하지 마라" "더 세게 때려라" 등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더욱 강도 높은 폭행을 종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C군에게 욕설하고 "학교에 다니지 말라"고 강요하는 등 직접적인 정서적 학대까지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C군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는 등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낮잠을 자면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C군의 종아리엔 심한 상처로 인해 고름이 생겼고 온몸에 피멍이 들었다. 탈모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A·B씨는 재판 과정에서 훈육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에게 징역 17년, 학대를 저지른 친모 B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보호책임이 있고 직접 폭행을 한 B씨 책임이 더 무겁다고 보고 A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B씨는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는 쌍방 신고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A씨를 공범으로 보고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지난 9월 대전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A씨는 C군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학대했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보여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A씨가 주범 B씨보다 중한 형을 선고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시했다. B씨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판결을 내려 징역 15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