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중앙시장. © 뉴스1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올해 김장철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배추, 무 등 식재료 폭등 때문에 김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겨울 김장비용은 4인 가족 기준 33만1356원으로 조사됐다. 배춧값이 지난해보다 무려 53.6%나 뛰며 비용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로 이번 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중앙시장과 중구 서울중앙시장을 둘러보니 배춧값이 포기당 5000~6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주부들과 상인들 모두 김치재료 가격이 가장 크게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영등포중앙시장을 찾은 주부 박모씨(75·여)는 김장을 했는지 묻는 말에 대뜸 주변에 상인에게 배춧값을 물었다. 이에 상인이 한 망(세 포기)에 1만5000원이라고 하자 박씨는 "가격 들었냐"며 "김장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배추와 무를 비롯한 재료를 소량으로 구매해 필요할 때마다 김치를 담거나, 포장김치를 사서 먹는다고 말했다.

주부 A씨는 "작년에 비해 재룟값이 확 달라졌다"며 "올해에는 배추 없이 무만 사서 김치를 조금만 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김포족이라고 밝힌 주부 이모씨(72·여) 또한 "나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도 이번에는 김장을 안 했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증가하는 김포족에 울상이다. 40년간 배추를 팔아온 상인 B씨는 "김장하는 사람이 작년보다 삼분의 일로 줄었다"고 토로했고, 상인 C씨도 "김장 장사는 한마디로 작살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고춧가루와 대파, 생강은 작황 호조로 작년보다 가격이 하락했지만, 주재료인 배추가 재배면적 감소와 무름병 피해로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체 비용 상승을 이끌었다. 배추 도매가는 10㎏에 1만240원으로 전년 대비 5000원 가까이 올랐다.


다만 배춧값은 당분간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배추 생산량이 평년 대비 8% 감소해서 가격이 상승했지만 출하량이 늘며 가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aT는 "정부 비축물량 방출이 이어지면서 배추와 무, 고춧가루 등 주요 품목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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