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10일 저녁 강원 강릉시 한 카페에서 청년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2.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5일 공동선대위원장에 '깜짝 임명' 했던 '비니좌' 노재승씨는 과거 발언 논란에 휩싸여 나흘 만에 물러났다.

국민의힘이 비정치인을 단숨에 선대위 고위직에 임명하는 '모험'을 감수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강한 문제의식을 가진 30대 자영업자를 전면에 내세우면 녹록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대선 국면에 들어선 여야 모든 정당들이 '청년'을 외치며 넘치는 의욕을 보여주고 있는 판국이니, 이렇게 번짓수를 잘못 찾는 해법이 나온다.

시간을 지난 봄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돌려보자. 이준석 당대표 후보는 중진 후보들이 선뜻 내놓지 못하는 지역·성별 공천할당제 폐지, 공천 자격시험 제도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후보의 젊은 나이와 '0선' 경력을 부각한 것은 이 후보가 아니라 그의 미숙함을 강조하려는, 이 후보보다 경력과 연륜이 높은 다른 정치인들이었다.


청년들이 이 후보를 지지한 본질적인 이유가 그의 나이였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정치인이 제1야당 대표에 앉는 것이 대체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오히려 같은 또래 정치인이 나이를 내세우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박탈감만 들지 않을까. 나도 열심히 살았는데 왜 저 사람은 저 자리에 앉게 된 것인지, 혹시 저 사람이 나와 내 주변에선 찾아보지 못한 다른 유형의 '청년'을 대변하는 건 아닐지 분노하거나 불안해하는 마음이 크지 않을까.


결국 나이가 아니라 메시지다. 청년들이 이준석에 열광했던 건 그의 메시지가 기성 정치권에서 볼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었고 그게 그들의 마음에 닿았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당시 이런 메시지를 낸 게 다른 중진 의원이었더라도 그가 당선됐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청년층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1954년생 홍준표 의원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현상이 설명되지 않는다.


혹시 청년들을 비슷한 또래 정치인이라면 무조건 표를 던지는 단순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어느 당 선대위에 20~30대가 몇 명 들어가있는지 세서 투표를 결정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다.

보통의 유권자는 정치인의 나이가 아니라 메시지와 행보를 보고 평가한다. 청년들만 유독 특이한 유권자일 리 없다. '저 정치인은 생각이 젊다'는 판단을 청년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겸허함을 우리 정치권도 발휘할 때가 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보수 정당이면 보수 정당임을 보이면 되는 것이지 정강·정책에 보수정당이라고 명시할 필요는 없다", "특정 지역·이념의 인선으로 선대위를 꾸리는 것만으로 그 지역과 이념 성향의 유권자들이 표를 주겠냐"고 했다. 당연하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