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기기 업체 카피어랜드가 '빈 박스 마케팅'으로 후기 조작을 벌였다./사진=카피어랜드 유튜브 캡처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물건을 구매한 것처럼 허위 구매후기를 작성하도록 한 업체가 적발됐다. 구매후기 작성 권한을 얻기 위해 상품이 없는 상자를 택배로 보내는 등 조작행위를 벌였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사무기기 업체 카피어랜드는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실구매자인 것처럼 거짓으로 후기를 게재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3500만원을 부과받았다. 카피어랜드는 2020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자사 제품이 판매되는 네이버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등 인터넷 쇼핑몰에 1만5000여 개의 거짓 후기를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수법은 이른바 '빈 박스 마케팅'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후기 작성권한을 얻기 위해서서는 주문과 결제 이후 택배 송장 번호 등을 통해 수령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이 권한을 얻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의 개인 아이디로 제품을 구매하게 한 후 상품 없는 빈 박스를 보내는 것이다.

빈 박스 예시. 품목이 ‘문서세단기’ 임에도 소형 비닐봉투가 사용됐다./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광고대행사 유앤미디어는 건당 2000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아르바이트생에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물건을 주문·결제 후 거짓 후기를 남기도록 했다. 카피어랜드는 해당 아르바이트생에게 빈 박스를 발송했다. 아르바이트생이 결제한 금액은 카피어랜드가 현금으로 입금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의 제한이 생긴 가운데 후기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과거 '입소문'이 온라인 후기로 전환되면서 제품 선택에 큰 이유가 되고 있다. 후기의 내용뿐 아니라 후기 숫자도 제품을 구매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거짓·과장성 광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실제 구매자에 의해 작성된 ‘구매후기’가 아니므로 후기의 존재 자체를 비롯하여 후기의 개수와 내용 모두 사실과 다르며 소비자가 해당 후기로 품질 및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경쟁 사업자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빈 박스 마케팅은 불리한 후기 삭제, 직원 또는 지인을 동원한 거짓후기 작성 등 기존에 알려진 방식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후기 조작 행위"라며 "공정거래 질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