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조건없는 대책과 계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 한 참가자가 반려견을 들고 있다./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요즘 댕댕이는 에르메스 개밥그릇에 사료 먹는다?
②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 당신의 선택은? 
③ 돌을 키운다고?… 황당하지만 어엿한 ‘반려’

한국에선 1980~1990년대 TV 속 애니메이션으로 더 친숙한 동화 ‘플란다스의 개’는 가난한 주인공 ‘네로’와 늙은 개 ‘파트라슈’의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국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네로의 옆을 지키는 건 그의 충성스런 친구이자 유일한 가족인 ‘파트라슈’다. 

사람과 반려견 사이의 애정을 그린 이 동화는 지난 1872년 영국의 한 여류 작가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이후 1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문학 작품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수많은 이야기엔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반려견이 등장한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선 아직까지도 ‘개 식용’ 문제로 입씨름을 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에서도 반려견 문화가 정착을 보이고 있지만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개 식용이 하나의 음식 문화라는 점에선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다. 개 식용 관련 논란이 수면 위로 오른 건 올 9월 육견협회가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개 도살 및 식용 찬성’과 관련된 민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 김부겸 국무총리로부터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 관련 보고를 받고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말 한마디의 힘은 개 식용 논란에 불을 지피며 관련부처들을 움직였다.

정부는 지난 11월 25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 식용과 관련한 업계에 대한 실태조사를 면밀하게 추진하는 한편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 개 식용 문제에 대해 내년 4월까지 집중 논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달 관련 단체, 전문가, NGO, 정부 인사 등 20명 내외로 구성 된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가칭)를 공식 출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해당 사회적 논의기구는 개 식용 종식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 절차와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개 식용에 대한 생각은?' 설문 결과./그래픽=김은옥 기자
거세진 논란에 머니S는 이달 초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자 1116명을 대상으로 ‘개 식용에 대한 생각’을 조사했다. 그 결과 87.37%에 달하는 참여자가 ‘식용을 위한 개 사육 과정은 불법, 개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반면 ‘개 식용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하며 금지해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나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 참여자는 각각 7.71%와 4.93%에 그쳤다. 이처럼 개 식용 반대 의견이 많지만 일각에선 관련 법규를 통한 권리침해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개 식용과 관련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추진하는 분야별 실태조사에서 도살장, 상인·식당 등을 조사키로 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소비자단체, 전문가, 정부 등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논의기구가 출범될 예정인 만큼 해당 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결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개 식용 문제 TF 팀장은 “해당 논란의 의견 차이가 오랜 시간 쉽게 좁혀지지 않았던 만큼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논의기구와 정부지원 협의체의 총괄 및 간사 역할에 나선 농식품부 개 식용 문제 TF는 지난 9일 사회적 논의기구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향후 이행방안과 방향성 마련에 대한 논의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