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편집자주
“무역의 역할을 언급하지 않고는 오늘날 한국의 발전을 설명할 수 없다. 한국의 지위가 선진국으로 변경된 것은 ‘무역이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격언을 증명한 것이다.” 이태호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는 지난 7월 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8차 UNCTAD 무역개발이사회 마지막 날 회의에서 한국을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키로 결정한 데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대사가 “UNCTAD의 한국 참여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한 이날 결정은 UNCTAD 설립 후 57년만에 첫 사례로 기록됐다. 전 세계 32번째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은 올해 무역 규모 1조2000억달러, 수출 규모 6300억달러를 각각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6일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조선은 사상 최대 수주량을 달성했고 석유화학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지켰고 시스템 반도체·친환경차·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과 이차전지·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수출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글로벌 교역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산업들을 열거했다. 올 한해 최대 사건으로 기록될 ‘선진국’ 인정과 함께 한국의 수출경제, 산업을 글로벌 최강자 수준으로 끌어올린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조선 ▲해운 ▲철강 ▲정유·석유화학 ▲방위산업 ▲제약·바이오 ▲게임 분야의 성과를 돌아봤다.
(1) 팬데믹 위기에도 빛났던 ‘K-인더스트리’
(2) 코로나 뚫은 K-반도체, 韓 경제 버팀목 ‘우뚝’
(3) 다사다난 ‘K-배터리’, 위기 넘어 미래 준비 올인
(4) 글로벌 휩쓴 K-조선, 고부가 기술 빛났다
(5) ‘역대급 호황기’ 보낸 해운… 운임 연일 신기록
(6) 中감산·가격 인상… 펄펄 끓는 K-철강
(7) 정유 ‘유가 상승’·석화 ‘코로나 특수’로 반등 기지개
(8) K-전기차의 질주, 세계를 사로잡다
(9) 코로나에 우뚝 선 K-제약·바이오
(10) 훨훨 난 K-방산, 자주국방 새 이정표
(11) ‘수출효자’로 거듭난 K-게임, 글로벌 왕좌 재탈환 나선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 한해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전 세계에서 발주된 신규 선박을 대거 수주하며 글로벌 조선업 선도국가의 위상을 한층 공고히 했다. 특히 일반선박 대비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두각을 나타내며 경쟁국가보다 한 발 앞선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고부가 기술 필두로 수주 훈풍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괄목할만한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국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3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58.3%인 77만CGT를 수주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중국(46만CGT, 35%)과의 격차가 무려 23%포인트에 달하는 압도적인 실적이다.11월까지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4507만CGT로 전년동기(1897만CGT) 대비 2.4배 가량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192만CGT(918척, 48.6%)로 1위이며 한국은 한국 1696만CGT(397척, 37.6%)로 2위다. 하지만 중국은 대부분 자국 선사 수요인데다 저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수주에 집중됐다. 반면 한국의 수주는 질적으로 월등했다.
한국의 11월 척당 평균 선가는 1억2300만달러로 집계돼 중국(3500만달러)과 비교해 3.5배 가량 높았다. 올들어 11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592만3793CGT 가운데 한국은 91.0%인 538만8722CGT를 싹쓸이했다. 중국의 수주는 53만5071CGT(9.0%)로 한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일본의 경우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수주 강세를 기반으로 국내 조선업체들은 모두 연간 목표량을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12월 초 기준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224척, 225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149억달러)보다도 5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79척, 120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91억달러)의 32%를 초과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60척, 108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역시 연간 목표액(77억달러)대비 40% 가량의 초과 달성률을 기록했다. 조선3사 모두 한해 수주 목표치를 넘긴 건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초격차 경쟁력 앞세워 강세 지속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업계가 탄소배출 감축을 서두르면서 노후 선박 교체 시기가 앞당겨지며 전 세계 발주량이 증가했다”며 “특히 친환경 기술력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강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수주 강세를 기반으로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올 3분기까지 국내 조선 3사의 합산 적자는 2조9822억원이다. 이는 조선사의 수주액이 매출액으로 현실화되기까지 통상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대금을 지급받는 구조여서 현재의 적자는 2019~2020년 상반기 당시 수주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의 현황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부터 수주 강세가 시작된 만큼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수주실적이 반영돼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주 강세가 지속된다면 20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흑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를 넘어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LNG는 기존의 연료보다 탄소배출량을 30% 가까이 줄일 수는 있지만 탄소배출이 아예 없지는 않다. 반면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의 합성 화합물로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대표적인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 수주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암모니아 추진선을 개발해 미래 조선시장의 선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만에너지솔루션즈와 함께 지난해 7월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대한 기본인증(AIP) 획득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로이드선급의 AIP 획득하고 2025년 상용화를 추진키로 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2019년 7월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9월 ‘암모니아 추진 아프라막스 탱거’에 관한 AIP를 획득했다.
▶용어설명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 선박의 단순 무게(GT)에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